1760년 굉(紘) 서간(書簡)
경진년(1760) 11월 19일, 굉이라는 사람이 전주 유씨 삼산종가의 어른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이다. 오랫동안 소식이 막혔다는 말과 함께 근래에 병환이 완쾌되었을 것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라고 하는 안부의 말로 이 편지는 시작한다. 그러면서 수신자의 병에 대한 염려보다는 병에 걸린 것이 뜻밖이며, 한 달 전에 아드님을 만나 재미있는 농담을 하였다는 등의 말을 전했다. 이것을 보면 이 편지는 수신자의 병환이 궁금해서 보낸 것이 아니라, 자주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이 통상적으로 안부를 여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발신자는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마지막으로 인편이 있어 인사 대신으로 이 편지를 올리니 잘 헤아려 달라는 말과 함께 편지의 끝을 맺었다.
이 편지에서 자체로만 보면 수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삼산종가에서 소장하고 있는 간찰 가운데 발신자가 굉으로 된 것이 몇 건 있다. 그 가운데 1752년 3월 16일에 보낸 편지를 보면 수신자인 삼산종가의 어른은 바로 삼산 유정원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유추할 때 이 편지가 붙여진 경진년은 1760년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5일에 붙인 편지에서도 굉은 유정원의 병환을 걱정하고 있다. 이때는 유정원이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그는 이미 이때부터 조금씩 병을 앓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가하고 추측해 볼 수 있다.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
『三山集』, 유정원,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