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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550년 8월 13일 / 明宗 5 / 庚戌
내 용
머물렀다. 도사(都事)가 아전을 시켜 출발을 독촉하게 하였다. 신기(身氣)가 편치 않으셔서 굳게 거절하고 가지 않았다. 파루(罷漏) 뒤에 대손(大孫) 등을 거느리고 쫓아가서 증세를 자세히 살피니 이미 전날과 달랐다. 삽기(啑氣)가 수시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우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선군(先君)께서 삽기로 돌아가셨고 큰형님도 이것으로 돌아가셨는데 내가 지금 또 이러한 증상을 얻었으니 아마도 살지 못할 것 같다."라고 하셨다. 또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죽으려고 할 때 얼굴은 반드시 누렇게 시들고 눈동자는 똑바로 쳐다보고 입 꼬리는【잊어버려서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이와 같다."라고 하셨다. 또 고시(古詩)를 떠올리려고 하셨지만 한 구절도 떠올리지 못하시다가 곧 한 구절을 작게 읊조리는데 우리들은 자세히 듣지 못했다. 【형님이 말하기를,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의 구절인 것 같은데 자세히 듣지 못했으니 평생의 큰 한으로 남는다."라고 하였다.】
자수(子粹) 자형과 내가 부축을 하고 형님은 약을 받들어 권해 올리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지금은 증세가 나아진 것 같아서 음식을 먹고 싶은데 너희들이 쓴 약을 억지로 권하는 것은 어째서이냐?"라고 하셨다. 형님이 말하기를 "증세가 비록 조금 나아졌지만 약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라고 하니, 이에 약을 드셨다. 연종(連從)【평소에 알던 사람이다.】이 서울에서 왔는데 갑자기 들어가서 말씀을 올리기를, "어제 양사가 일곱 번 계를 올렸지만 모두 윤허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했다. 【이 사람은 윤허하지 않은 뜻이 기뻐서 고한 것이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대간(臺諫)의 논계(論啓)는 하루에 서너 번에 지나지 않는데 지금 일곱 번 계를 올린 데에 이르렀으니 나의 일은 분명히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아버지께서 서울에 계실 때 비록 논계에 대한 말을 들으셨지만 우리들이 정계(停啓)되었다고 고하였다. 이제 다시 알게 되어서 매우 의혹스러워하셨다.】
우리들이 대답하기를, "연종이 잘못 듣고서 망령되이 말한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아버지께서 답하시기를, "너희들이 줄곧 숨기고 피하니 내가 더욱 의심스럽고 두렵다."라고 하셨다. 온갖 말씀을 드렸지만 끝내 마음을 풀지 않으셨다. 저녁에 마루가 추워서 방안으로 자리를 옮겨드렸는데, 이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하고 숨이 더욱 가빠지셨으며 병이 위중해져서 인사불성이셨다. 우리가 증세가 어떠하냐고 여쭈어보니 대답하시기를, "왼쪽 무릎이 매우 시리니 두텁게 덮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우리들이 손으로 만져보니 별로 차갑지는 않아서 옷으로 더 덮고 또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졌다. 연이어 청심원(淸心元)과 소합원(蘇合元)을 드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도사(都事)가 왔느냐? 대궐에서 묻는 말도 그러하냐?"【아마도 허언(虛言)인 것 같다.】 우리들이 대답하기를, "대간이 논계했다는 것은 연종의 망언이니, 어찌 도사가 오고 대궐에서 묻는 말이 있겠습니까? 염려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약 오면 너희가 장차 어찌하겠느냐?"라고 하셨다. 양사가 연달아 계를 올렸으나 모두 윤허하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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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十三日。
留。都事使吏促發。以氣候未寧。固拒不行。罷漏後。領大孫等追到。諦審證候。已非前日。啑氣作撤無時。謂子等曰。我先君以啑氣終。伯兄亦以此終。而予今又得此證。恐不生也。又曰。人之將死。面必萎黃。眼睛直視。口角【忘不記憶。】。而今我如是。又欲省古詩而無一句得。因微吟一句。而子等未及詳聽。【兄主曰。似是大同江水何時盡。別淚年年添淥波之句。未及詳聞。平生之大遺恨也。】子粹兄主及㝯奉扶。而兄主奉藥餌勸進。家君曰。予今則證勢似弛。故欲嘗食味。汝等强勸苦藥何耶。兄主曰。證雖小弛。藥不可緩也。乃嘗之。連從自京來。【素知之人。】猝入而進曰。昨日兩司七啓。而皆不允云。【此人喜其不允之意而告之也。】家君曰。臺諫論啓。一日不過三四度。而今至七啓。則我事必不止。【家君自在京時。雖聞論啓之言。子等以停啓告之。至是復知之而甚疑惑。】子等對曰。連從謬聽而妄達。勿以爲慮。答曰。爾等終始隱諱。我愈疑懼。百般諫喩。終不解。夕廳事寒凉。移寢于房中。自是以後。言語始澁。氣息益急。沈綿不省。子等問證候何如。答曰。左膝甚冷。宜厚覆之。子等以手捫之。別無寒冷。以衣加覆之。且以溫手拊之。連進淸心蘇合元。曾無其效。家君曰。都事來耶。闕庭之問然乎。【疑是虛言也。】子等對曰。臺諫論啓。連從之妄言。豈有都事之來闕庭之問乎。勿以爲慮。曰。若來則爾將何爲。兩司連啓。皆不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