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중 자료 > 일기 > 경신서행일기 보총(庚申西行日記補聰) > 01권 > 1860년 > 9월 > 26일

경신서행일기 보총(庚申西行日記補聰) 리스트로 첫 페이지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마지막 페이지 이미지+텍스트 본문 확대 본문 축소

KSAC+K07+KSM-WM.1860.4721-20150630.068110200007
URL
복사
복사하기

상세내용

상세내용 리스트
날 짜 1860년 9월 26일 / 哲宗11 / 庚申
날 씨 맑다.
내 용
진시(辰時)에 새 궐에 이어(移御) 행차를 하셨다. 대신들이 아뢴대로 동향대제(冬享大祭)를 섭행(攝行) 마련했다. 이 때 원임대신과 각신(閣臣)들이 승후(承候)차 입시하여 아뢰기를, "경희궁(慶熙宮)으로 이어(移御)하시어 하루를 지내시었는데 옥체가 만안(萬安)하시옵니까? 뭇 신하들은 경축하는 나머지 우러러 바라는 마음 더욱 간절합니다. 이 궁궐은 바로 우리 영조대왕께서 50년의 오랜 세월 동안 왕화(王化)를 이룩하신 곳입니다. 성조(聖祖)의 훈모(訓謨)와 정령(政令), 성덕(盛德)과 지선(至善)은 사서(史書)에 이루다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근검(勤儉)을 치평(治平)의 근본으로 삼으셔서 팔순에도 강연(講筵)에 납시어 경전의 뜻을 토론하셨고, 미명(未明)에 소접(召接)하시어 치도(治道)를 자문하셨으며, 숭검(崇儉)·절용(節用)하시어 백성들의 힘을 펴 주셨습니다. 항상 하교하시기를 ‘나는 평소에 대포(大布)와 대백(大帛)에 뜻을 두었다.’ 하시고 궁중에서 솔선하셨으니, 참으로 아름답고도 성대하십니다. 위에서 몸소 행하시면 아래에서 본받기를 바람이 불어 풀이 쏠리듯이 하여 교화가 행해지고 풍속이 아름다워지니, 뭇 신하들은 편히 놀며 즐기는 것을 수치로 여기고 민간에서는 사치를 경계하였으며, 관리들은 그 직분에 충실하였고 백성들은 제 생업에 안주하였으니, 지금에서 지난날을 본다면 그 화락함이 삼대(三代)의 순고(淳古)와 같았습니다. 전하께서는 담장에서 그 모습 뵙는 듯 사모하는 마음이 깊고, 선인(先人)의 업적을 이어 완성하려는 생각 간절하시어 계지(繼志)·술사(述事)의 도리에 독실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관(百官)이 태만하고 사치의 풍조는 날로 치성하니, 근검(勤儉) 두 글자는 더욱 통솔하는 급선무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일과(日課)로 경연(經筵)을 여심으로써 날로 현사(賢士)를 가까이 하여 민사(民事)를 강론하시고 혜택이 두루 미치게 하신다면, 하늘이 기뻐하고 백성들도 화락하여 온갖 상서(祥瑞)가 다 모이고 경사가 줄줄이 이어질 것이며, 구주(九疇)의 여러 복(福)과 인지(麟趾)의 많은 복이 천으로 만으로 성대함을 장차 보게 될 것입니다. 신 등은 이것으로 기원하오니 전하께서는 힘쓰소서."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선조(先朝)에서 이미 행하신 지사(志事)를 내 잘 알고 있는데 경(卿) 등의 말이 또 이와 같으니 내 어찌 가슴에 새기지 않겠는가." 라고 하였다.

이미지

원문

二十六日。
晴。辰時新闕移御擧動。因大臣所奏冬享大祭。以攝行磨鍊。時原任大臣閣臣。承候入侍時。所啓。移御經宿。玉度萬安。群情慶祝之餘。冞切顒望之忱。此闕。卽我英宗聖祖五十年久道化成之所也。聖祖謨訓政令。盛德至善。史不勝書。而勤儉爲治平之本。八耋臨講。討論經旨。未明召接。諮訪治道。崇儉節用。俾紓民力。常敎曰。予素有志於大布大帛。欲自宮中先之。猗歟盛哉。上而躬行。下而觀感。草尙之風。化行俗美。群工以恬憘爲恥。閭里以侈靡爲戒。吏稱其職。民安其業。由今視昔。熙熙如三代之古矣。殿下慕深見墻。念切肯搆。每事必法聖祖。成憲舊章。無愆不忘。慥慥乎繼志述事之道焉。況今百隸怠慢。侈風日盛。勤儉二字。尤爲導率之急務。自今日課開講筵。日親賢士。講論民事。惠澤浹洽。則天心怡豫。民情和樂。禎祥總集。吉慶川至。龜疇之諸福。麟趾之繁祉。將見於千斯萬之盛。臣等。以是爲祝。惟殿下懋哉。上曰。先祖已行之志事。予旣知之。而卿等之言又如是。豈不服膺乎。

주석

비변사등록, 247책, 철종 11년(1860) 9월 27일 조목에 그대로 실려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