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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C+K06+KSM-WM.1796.4717-20140630.00811020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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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799년 10월 5일 / 正祖23 / 己未
날 씨 구름 끼고 흐리다.
내 용
경산(慶山), 대죽(大竹)의 여러 대부(大父)들이 모두 찾아왔다. 저녁 무렵에 대인(大人)께서 가슴이 답답하여 대부(大父)께 동창과 남창을 활짝 열 것을 청하니 대부(大父)께서 창을 열었다. 대인(大人)께서 억지로 일어나 나에게 말하기를 "저 노적가리는 어느 것이 우리 것인가." 라고 하였다. 내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문 안팎으로 모두 우리 가문의 벼입니다."라고 하였다. 어머니께서 곁에 있다가 말하기를 "병세가 조금 차도가 있으니 본가로 돌아갑시다."라고 하였다. 대인(大人)께서 머리를 가로저으며 나에게 창을 닫으라 했다. 이어서 남쪽에 머리를 두고 북쪽에 다리를 두고 누우셔서 "저 초석(草席)으로 문틈을 막아라."라고 하여서 초석(草席)으로 문을 가렸다. 또 말하기를 "작은 나무 목침으로 내 머리를 높여라."라고 하였다. 곧 목침을 가져와서 머리를 높였다. 이어서 등에 불을 붙이고 어머니가 상을 들였다. 계부(季父)가 몸을 잡고 안아서 세 숟갈을 떠서 먹이는데 머리를 가로 저으시고 그것을 물리치며 말하기를 "내버려 뒤라." 라고 하였다. 가래로 호흡이 몹시 어려웠다. 대인(大人)께서 답답해하며 다시 탄식하며 말하기를 "이를 어찌할까. 이를 어찌할까."라고 하였다. 이어서 아버지, 아버지를 부르니 별세하였다. 하늘과 땅에 사무치는 아픔을 뭐라고 말 할 수가 없었다. 땅을 치고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고 오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삼년간 병구완 하신 어머니를 어찌 위로하겠는가. 또한 나이 팔십에도 아들의 병을 근심한 대부(大父)를 어찌 위로 드리겠는가. 아버지를 잃은 불초의 성의가 부족하여 하늘에 죄를 받은 것이 이에 이르렀다. 오히려 누구를 탓하겠는가. 망극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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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初五日。
雲陰。慶山大竹諸大父皆來見。向夕大人胷中煩閔。請於大父願洞開東牕及南牕。大父爲而開之。大人強起謂余曰。彼露積何者爲我物。余對曰。門內門外皆吾家稻粟也。母氏在傍曰。病勢少差。願還本家。大人撓頭。遂命余閉門。因南首北足而卧曰。以彼草席遮障門隙。遂以席蔽之。又曰。以小木枕高我首。乃取枕而高之。因燃燈母氏進床。季父撿身而抱之。將三飯。撓頭卻之曰。固置。因痰上呼吸甚難。大人欝欝再歎曰。將何爲將何爲。因連呼父呼父而逝。竆天極地之痛。到此無以爲言。拚號擗踊五內■(奔)裂。三年救病之勞。母何以慰抑。八耋惟疾之憂祖。何以寛譬。孤之不肖誠意淺薄。得罪神天。而有以致也。尙誰爲咎。昊天罔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