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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02년 8월 30일 / 純祖2 / 壬戌
날 씨 맑다.
내 용
새벽에 출발하였는데 큰 안개가 산에 가득하여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으니, 헤매다가 길을 잃고 두메산골에 잘못 들어갔는데, 한참 만에 비로소 대로를 따라 갔다. 영천군(榮川郡)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이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뒤를 따랐다. 또 말을 달려 문단촌(文丹村)에 들어갔는데, 이씨가 먼저 갔다. 김휘덕(金輝德)이 나와 보았다. 생밤 한 그릇을 줘서 받아먹었다. 곧 말에 올라 신천(新川)을 지나다가 뜻밖에 해저(海底) 유곡 장(酉谷丈) 김희교(金凞敎)를 만나 말에서 내려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곧 말을 달려 동쪽을 향해갔다. 이씨도 나를 도로변에서 기다렸다가 나를 보고 마침내 말에 올라 따라왔다. 해저에 도착할 무렵에 이씨와 마침내 헤어짐에 말 위에서 이별하였다. 귀세(貴世)가 말하기를, "도련님은 그 사람을 모르는 듯합니다."라고 하니, 내가 말하기를, "과연 알지 못하겠다. 누구인가?"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장교(將校)입니다."라고 하였다. 나는 비로소 몹시 놀랐다. 낮에 빙가(聘家)에 들어갔는데, 빙조(聘祖)께서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고, 빙부(聘父)가 기쁘게 맞았다. 요기한 뒤에 계팔(繼八)과 함께 마을 안에 인사를 드렸다. 김희분(金凞奮) 장(丈)이 "근간에 얼마를 읽었느냐?"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글 읽는 모임을 마친 뒤에 『중용』과 『대학』을 읽었습니다." 장(丈)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었느냐?" 대답하기를, "다만 섭렵하기만 했습니다."라고 하였다. 장이 말하기를, "그래서는 안 된다. 학문은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아야 하니, 아마도 이와 같이 해서는 안 될듯하다."라고 하였다. 정언(正言) 김희락(金凞洛)이 나를 보고 말하기를, "나는 병으로 두문(杜門)하고 칩거하느라 집밖 다른 곳의 사정을 알지 못하나 너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이 보통사람보다 뒤지지 않네. 이 마음을 그대가 어찌 헤아리겠는가? 바라건대 착실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나는 감사드리기를 마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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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三十日【戊辰】。
晴。犯曉而發大霧漫山。不辨咫尺。迷失道。誤入山峽。久之始由大路而行。至榮川郡朝飯。李終始隨余後。又馳入文丹村李先行。金輝德出見。遺生栗一器受而食之。卽上馬過新川。料表逢海底酉谷丈【金凞敎】下馬異敍。卽馳向東去。李亦待我於路邊。見余遂上馬而隨。將至海底。李遂分去馬上敍別。貴世曰。書房主。似不識其人。余曰。果不知矣。誰也。對曰。將校矣。余始愕然午入聘家。聘祖出外未還。聘父歡迎焉。䭜飢後。與繼八修村內人事。金丈【凞奮】問近間所得幾何。對曰。罷接後讀庸學。丈曰。何其多也。對曰。只取涉獵。丈曰。不然。學須溫故而知新。恐不可如此。金正言【凞洛】見余曰。吾病蟄杜門。不知外間事。然於君奇待之心。不後於凡人。此心君豈諒之。幸須着實爲也。余辭謝不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