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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02년 5월 4일 / 純祖2 / 壬戌
날 씨 맑다.
내 용
이른 아침에 소암 공(素嵓公)[김진동(金鎭東)] 상사(祥事)에 가서 조문하였다.【당(堂) 아래에 차일(遮日)을 설치하고 자리를 깔았다.】모인 손님들이 매우 많았으나 이름과 얼굴을 모두 몰랐다. 더러는 인사를 했고 더러는 인사를 하지 못했다. 장차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원모(李遠模) 장(長)이, "여기에 와서 공부는 얼마나 하였는가?" 라고 묻기에 대답하기를, "이 곳에서는 흥양 장(興陽丈) 집안의 변고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했으니 낭패와 과오를 면치 못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김재박(金在璞) 장(丈)이 나를 돌아보고는, "그대는 이 공(公)【이 장(李丈)을 가리킴】의 말을 들었는가?" 라고 하여 "아닙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김재박이) 말하길, "그가 그의 자부(子婦)【종형(宗兄)의 딸】에게 농담하며, ‘다른 집에서는 우귀(于歸)할 적에 반드시 소 한 마리를 끌고 왔는데, 너의 집에서는 어째서 유독 없는가?’ 라고 하니 그의 자부가 끌고 올 만한 소가 없다는 것으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가 ‘내가 눈으로 직접 보았는데 너는 없다고 하니 진실로 알 수 없구나.’ 라고 하자 그의 자부가 실로 없다고 사례하니 그가 비로소 말하기를, ‘어찌 없는가? 너의 부친이 소가 아니겠는가?’ 라고 말했다네." 라고 하였다. 모든 좌중들이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말하길, "그러하다면 아들은 소와 혼인을 맺었는가?" 라고 하였고, 나도 웃음을 띠었다. 【4일은 석남 장(石南丈)이 식사를 제공하였다.】식후에 재종숙(再從叔)이 집사람을 보기 위해 빙가(聘家)에 와서 나에게 말하기를, "아까 김 영감(金令監)이 너를 칭찬하기를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하셨는데, 네가 어떻게 했기에 도대체 남에게 이러한 칭송을 받게 되었는가?" 라고 하였다. 빙부(聘父)가 말하길, "영감 대부가 지난번 나에게, ‘내가 류 서방(柳書房)을 보니 매우 훌륭한 선비였다. 또 시문(時文)에 아첨할 뜻이 없는 자라고 들었다.’ 라고 하더라. 학문 하는 길이 이미 바름을 얻었으니 장차 마땅히 그는 좋아하는 학문을 따를 것이다." 라고 운운하였다. 숙주(叔主)가 이미 집사람을 보고는 장차 용담(龍潭)으로 향하려 하여 내가 송하(松下)에까지 따라 나왔는데, 숙주가 나를 돌아보며, "이 마을의 여러 장(丈)들이 모두 나에게 너에 대해 기대하지 않음이 없다는 말을 하니 더더욱 근신하여 매사에 모름지기 척념(惕念)하라. 또 촌중에서 낭유(浪遊)하지 말라." 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말에 올라 용담으로 갔다. 저녁에 『청강집(淸江集)』과 『시화소총(詩話笑叢)』 등의 글을 보았는데, 일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자가 만들어 놓은 책임을 알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중종(中宗) 조에 제정한 각 방면의 사형에 관한 한 조목을 일찍이 벗 이여우(李如愚)에게 들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그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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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初四日【癸酉】。
晴。早朝往問素嵓公祥事【堂下設遮日布席】。會客甚衆。而名面皆不知。或禮或不禮。將還。李遠模長問曰。來此所工幾何。對曰。此處以興陽丈家變。無與做工。未免浪過。金丈【在璞】顧余曰。君聞此公【指李丈】之言乎。對曰。未也。曰。彼弄其子婦【卽宗兄女】曰。他家于歸之時。必牽牛一隻而來。汝家何獨無之。其子婦對以無牛可來。彼曰。吾則目見。汝曰無之。誠不可曉。其子婦謝以實無。彼乃曰。焉得無。汝之父親非牛乎云矣。一座擗掌大噱曰。然則子與牛結婚姻乎。余亦含笑。【初四日。石南丈爲食供之】食後再從叔爲見室人來聘家。謂余曰。俄者金令監贊汝不容口。汝何爲而到底得此於人耶。聘父曰。令監大父向語我曰。吾見柳書房。極是佳士。且聞無意俛屈時文云。門路已得正。且當從其所好云云。叔主旣見室人。將向龍潭。余隨出松下。叔主顧余曰。此村諸丈皆向我爲汝言無不奇待。益加謹愼。每事須惕念。又勿浪遊村中。因上馬向龍潭。夕看淸江集詩話笑叢等語。可知好事者之入榟也。其中中朝時制各路死刑一條。曾聞於李友【如愚】。今始見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