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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02년 3월 16일 / 純祖2 / 壬戌
날 씨 약간 흐리다.
내 용
아침에 출발하여 길에 오르니 산꽃들은 비와 같았다. 봄 경치는 사람을 홀렸고 큰 길은 터럭 같아 아름다운 기운이 가득했다. 영천수(榮川水)를 건너자 향청(鄕廳)은 그 위에 있었고, 물굽이를 마주하니 풍광이 빼어났다. 말위에서 미간(楣間)을 올려보니 "제민루(濟民樓)"라 새겨져 있었고, 이 세 글자가 쓰인 문에는 "향청(鄕廳)"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영천군(榮川郡)에 들러 객사를 바꾸었다. 오후에 순흥(順興) 불근덕(不勤德) 주점에서 쉬었다. 해저(海底)에서 겨우 두 리 떨어져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대부께서는 가마를 타셨고 나는 말을 타고 여기에 이르러 다시 가마로 바꾸어 탔다. 나는 곧장 본촌(本村)에 이르러 마을 앞을 바라보니 노소들이 숲처럼 서있었고, 화주(華柱) 여덟아홉 개가 마을 앞에 늘어서 있어 참으로 볼만하였다. 빙종조(聘從祖) 현감공(縣監公) 김희택(金熙澤)집으로 들어가 먼저 식사를 하였다. 그 마을의 여러 장로들은 평소 대부와 서로 잘 알고 지내 다투어 와서 치하하며, "팔순의 연세에 이렇게 행차하시다니 대단하고 대단합니다."라고 하였다. 특히 김범동(金範東) 장(丈)께서는 대부와 쉼 없이 농을 주고받았다. 계부(季父)께서 중복(重服)중이라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려 하시자, 정언(正言) 김희성(金熙成)이 "뭘 이리 꺼리십니까? 우리들은 3년 상복을 입고 있어도 이 자리에 있는데,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있겠습니까?"라고 하셨다. 대부께서 마시고 남은 술을 계부에게 주시며 "너는 이렇게 하려고 나를 수행하여 멀리 왔는가?"라고 하시자 장로들이 모두 웃었다. 현감(縣監) 김희락(金熙洛) 공(公)의 사모관대를 하고 처가에서 예를 행했고 장로들은 옆에서 지도를 하며 예를 치렀다. 예를 마치고 동방(東房)으로 들어가자 친구들이 몰려 와 종일토록 장난치며 놀았다. 빙조(聘祖) 김희경(金熙絅), 빙부(聘父) 김재화(金在華)께서 입견(入見)하셨다. 종동서(從同婿) 김휘덕(金輝德)순흥(順興) 문단리(文丹里) 사람으로 또한 내견(來見)하였는데 나이 15세로 재분(才分)이 출중했다. 그의 현조(顯祖)를 물으니 문절공(文節公) 김담(金淡)의 후손이라 하였다. 저녁에 김휘덕(金輝德)과 함께 밥을 먹고 밤에는 촛불을 켜고 잔을 권하며 질펀하게 마셨다. 인제(姻弟) 계팔(繼八) 역시 열다섯 살이었는데 예쁘고 참으로 귀여웠다. 빗소리가 어지럽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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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十六日 【丙戌】。
薄陰。早發就道。山花如雨。春景媚人。大道如髮。佳氣蔥蔥。渡榮川水鄕廳在其上正臨灣漪風光絶好。馬上仰見其樓楣間。刻濟民樓。三字門上刻鄕廳二字。過榮川郡。方新改客舍。午憩于順興不勤德酒店。去海底僅二里云矣。前此大父乘轎。余騎馬。至是復換轎乘。余卽抵本村望見村前。老少諸人林立矣。華柱八九羅列村前。正可觀也。入聘從祖縣監公【熙澤】家。先點飯。其里諸長老素與大父相熟。爭來致賀曰。八耋之年有此行役。希罕希罕。金丈【範東】尤與大父歡謔不厭。季父以重服在身。欲不與盃席。金正言【熙成】曰。此何嫌乎。吾輩三年之服在身。而猶在此席。何必如此。大父以所飮餘酒賜季父曰。汝爲此隨我遠來矣。長老皆笑着。縣監金公【熙洛】帽帶行禮於聘家。長老在傍多敎而成之。禮畢入東房諸友來會戲笑終日。聘祖【熙絅】聘父【在華】皆入見。從同婿金輝德順興文丹里人也。亦來見年方十五才分出類。問其顯祖稱以文節公【金淡】後裔云矣。夕與金輝德同飯。夜燃燭進盃談笑油油。姻弟繼八。亦年十五。而瑤瑜婉好絶可愛也。■爛■■聞雨聲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