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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622년 12월 10일 / 光海14 / 壬戌
내 용
식후에 설경(雪景)을 보고자 송대(松臺)로 걸어 나왔다. 집중(集仲)과의 술자리를 파하고, 한 자리에 앉았는데 모두 취하였다. 바람에 눈이 버들 솜처럼 날리자 술기운이 쉽게 사라졌는데, 눈 속의 아름다운 정취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모두들 시를 지었다. 고운(古韻) ‘呼白足削松皮’에 차운하였는데, 노 생(魯生)을 시켜 쓰도록 했으니 다음과 같다. "亂投蘿谷茶烟濕, 密洒松臺酒力微. 蕭寺晩來堪盡寺, 六花飛處一僧歸." 또 1수를 지어 올렸는데 다음과 같다. "凍雨霏霏雪半成, 游人屨冷緩緩行. 雪山今日公來重, 蕭寺他年播異名." 좌중에서 모두 수찬(修撰)의 시에 차운하였는데, 수찬이 위의 두 구절을 "孤菴天半寄, 羽客坐相邀. 霧卷千峰揖, 烟消萬水朝."라고 짓자, 내가 뒤따라 아래 두 구절을 다음과 같이 지었다. "童擘玉獜脯, 俯視鴻濛窄. 三山足可跳." 술병을 쥐고 피리를 재촉하며 반석(盤石)에 따라가 앉았다. 한참 있다가 날이 저물었다. 수찬(修撰)이 술에 취해 승려들을 불러 남여(藍輿)에 태우고 동네 입구로 내려갔다. 유가(瑜珈)의 촌사(村舍)에서 잤다. 여러 군들은 모두 절에 들어가 잤다. 두부를 가지고 노지도(魯之道) 군이 달빛을 따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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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十日。
食後。乘雪景。步出松臺。罷集仲酒。一坐皆醉。風雪飄如柳絮。酒力易微。雪中佳趣。口難形言。皆題詩。次古韻。呼白足削松皮。令魯生寫之。亂投蘿谷茶烟濕。密洒松臺酒力微。蕭寺晩來堪盡寺。六花飛處一僧歸。又呈一首。凍雨霏霏雪半成。游人屨冷緩緩行。雪山今日公來重。蕭寺他年播異名。坐中皆次修撰。作上二句曰。孤菴天半寄。羽客坐相邀。霧卷千峰揖。烟消萬水朝。余足下二句曰。笛飄金縷曲。童擘玉獜脯。俯視鴻濛窄。三山足可跳。把酒促笛。隨坐盤石。移時。日暮修撰乘醉。呼僧徒。擧藍輿。下洞口。宿瑜珈村舍。諸君皆入寺宿。引泡。魯君之道。乘月而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