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중 자료 > 일기 > 김정섭일록(金鼎燮日錄) > 02권 > 1922년 > 7월 >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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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C+K03+KSM-WM.1920.4717-20110630.00631020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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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922년 7월 21일 / 壬戌
제 목 오늘은 생일이다.
날 씨 아침에 안개 끼었다가 조금 개다. 오후에 비가 내리다.
내 용
오늘은 생일 아침이다. 스스로 허약하고 병이 많은 나를 생각해 보니 이미 뜻하지 않게도 이루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머리가 쇠고 영락했으며, 부모님의 자식을 길러 주신 노고에 대한 비통함과 늙은 아내도 기다려 주지 않고 세상을 뜬 슬픔과 형제끼리도 멀리 떨어진 고통이 있으니 이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고요히 그것을 생각 해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권준환․정명섭․권사유․감천 성오 씨 형제가 어제 저물녘에 비를 무릅쓰고 와서 묵었고, 응관 종 및 입석(立石) 위원 숙(叔)은 아침 일찍 찾아왔다. 촌내 사람들과 여러 객들이 모두 모였다. 지보와 하회의 행차는 일시에 모두 전교에 이르러 그 곳에서 잠시 쉬고 있다가 오시 무렵 인도해 맞이하였는데, 한 편으로는 남문으로 들어왔고 한 편으로는 동문으로 들어와 모두 척촌도 차이 없이 짧은 시간동안 들어와 함께 예를 치렀다. 한 자리에서 두 신부가 함께 절하니 이는 보기 드문 경사였다. 또한 완숙하고 아름다운 자태가 분명 복을 타고 난 기국이 확실하니 그 기쁨을 헤아릴 수 없었다. 예가 마치고 난 후 이어서 칭상(稱觴)의 자리를 마련했는데, 내가 먼저 구씨께 축수를 드렸고, 다음으로 아우와 아이와 두 딸, 여러 조카들, 두 낙손과 그들의 어미, 질부 등이 각각 술잔을 바쳤다. 상을 물리고 대청 밖으로 나가 지보 사장․성필 씨․하동 외종숙․경필 씨와 더불어 앉아 상을 받았는데, 술잔과 소반의 술과 음식들이 낭자하고 퉁소와 가락이 번갈아 가며 화창(和唱)하니 또한 족히 시원하게 회포를 풀 만 했으나 해외에 있는 아우가 이 자리에 빠져있어 한 사람이 모자란 탄식이 오늘 같은 날 더욱 견디기 어려워 멀리 북쪽 하늘의 구름만 바라보니 사람으로 하여금 미치게 했다. 하인을 보내 대신 안부를 물어 온 곳은 의양의 두 집․하회 남북촌․우산․사동․도정․의인․물봉이었고, 신동에서는 우편으로 부조를 부쳐 주었으며, 석보 순익 형 또한 홍합 한 첩을 보내 주었으니 이 뜻이 더욱 감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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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卄一日【癸未】
朝霧小晴。今日生朝也。自念脆質多病者。已是不意。無一成就。白首潦倒。父母劬勞之悲。老妻不竢之感。兄弟遠離之苦。此何人斯。靜言思之。不覺淚簌簌下也。權凖奐鄭明燮權士由甘泉星五氏兄弟■■■■■(立石委員叔)。昨暮冒雨來宿。應貫從立石委員叔。早朝來訪。村人諸客俱會。知保河回于行。一時俱到於前郊。小憇於下處。午時量導迎。一入南門。一入東門。俱不差尺寸之晷刻。■〔同〕爲行禮。一席二新婦之並拜。已是稀慶。且其婉淑令儀。的是載福之器。則其喜不可量。禮畢後継設稱觴之筵。吾■先獻壽於舅氏。次受弟兒二女諸姪兩輅孫■母姪婦各獻之酌。撤床出外廰。與知保查丈․聖弼氏河東外從叔․景弼氏。同坐受床。杯盘狼藉。簫歌迭唱。亦足以暢叙。而海外少一之歎。僧此日尤難強。■〔遙〕望北雲。令人欣狂。午後又雨。諸客皆留。擾惱殊甚。送伻替問者。宜陽二家․河回南北村․愚山寺洞道正宜仁勿峰。而新洞付郵有助。石保舜翼兄亦送虹蛤一貼。此意尤可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