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중 자료 > 일기 > 김병황일록(金秉璜日錄) > 1권 > 1880년 > 2월 >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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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AC+K02+KSM-WM.1878.4717-20100731.00631020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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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80년 2월 29일 / 高宗17 / 庚辰
제 목 시권을 올린 후 대궐 안을 구경하다.
날 씨 맑다.
내 용
식사 후 돈화문 밖으로 달려갔더니 과거를 보러 온 유생들이 몇 만 명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와 있었다. 한낮에 돈화문이 열렸다. 어렵사리 문을 통과하는데 사람들끼리 어께와 옆구리가 거의 서로 닿은 채로 겨우겨우 문 안으로 들어갔으니, 곧 한 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긴 것이다. 진선문을 경유하여 인정문으로 들어가서 접을 정했다. 선제(璇題)는 곧 고시(古詩; 古文眞寶)에 심휴문(沈休文; 沈約)의 장가행(長歌行)의 「볕 봄기운 덕택을 퍼트리니, 만물은 광채가 나네.[陽春布德澤, 萬物生光輝]」였다. 두 장의 시권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함께 대궐 내 각 관청 ․ 승정원 및 옥당 ․ 내병조를 완상하였는데, 이는 우리 할아버지께서 일찍이 입직하시고 기거하시던 곳이었다. 그래서 그것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초연한 감정이 일었다. 저녁에 반촌으로 들어왔다. 1 ․ 2소의 과방이 이미 나왔는데, 이른바 과거를 주관하는 자가 지극히 공평무사한 상천 아래에서 온통 사사로운 정을 개입하여 뽑았다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니, 억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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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二十九日【丁卯】
晴。飯後往赴敦化門外。科儒不知幾萬名。午間開門。赴門甚艱。肩脇幾乎相接。僅僅入門。便经一番危境。由進善門入仁政門。定接璇題。卽古詩。沈休文長歌行。陽春布德澤。萬物生光輝也。呈二丈後。與儕流玩闕內各司承政院及玉堂內兵曺。此是吾王考曾起居入直〔入直起居〕之地也。因不覺愀然起感。夕入泮一二所。榜已出。而所謂主司者。上天至公之下。未免全用私情舉者。無不有抑鬱之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