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중 자료 > 일기 > 김병황일록(金秉璜日錄) > 2권 > 1883년 > 1월 >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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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83년 1월 10일 / 高宗20 / 癸未
제 목 제수씨가 갑자기 병사하다.
날 씨 흐리다.
내 용
식사 후, 제수씨가 갑자기 가슴과 배에 통증을 앓더니 거의 정신을 못 차렸다. 잠시후 멎었으나 구토하며 원기가 모조리 빠지고 숨소리가 거칠고 급해졌다. 이 무슨 증세란 말인가? 급히 원기를 보충하고 회충을 다스리는 등의 약을 썼지만 하나도 효과가 없으니 하늘에 기도할 뿐이었다. 유시(酉時)에 제수씨가 갑자기 죽어벼렸다. 하늘이 시킨 일인가! 귀신이 한 짓인가! 생시일까 꿈일까? 이 무슨 변고며 액운이란 말인가. 어찌하여 하루 사이에 갑자기 이 지경에 이를 줄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가슴을 치며 오래토록 슬퍼하니 하염 없는 눈물만 흘러내렸다. 을해(乙亥)년 겨울, 아우의 죽음 이후 늘 따라 죽을 생각만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는데, 오늘의 지경에 이르렀으니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단 말인가? 함께 의지하고 살면서, 출아가 태어난 뒤로 자신의 소생처럼 받아 키워 마치 세상 걱정을 맡길 듯하였었는데. 하늘은 또한 믿기 어려워 결국 유정(幽貞)하고 현숙(賢淑)한 우리 제수씨의 덕을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게 하려고 갑자기 그 목숨을 빼앗은 것이리라. 원통하고 원통하다. 죽은 자는 오히려 묵은 소원을 이룰 수 있겠지만 세상에 남겨진 이 한 목숨은 몇 칸 집에서 장차 누구를 의지하고 누구에게 맡기며 살까? 10년만이라도 더 살았다면 어찌 출아가 성장하여 의지할 곳이 있지 않겠는가? 통곡하고 통곡한다. 모친의 묵은 화가 다시 심해지셨으니, 위로받을 길이 없어 마음 졸이고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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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初十日【壬辰】
陰陰不霽。飯後季嫂氏猝患胸腹痛。而甚罔措。少頃因止歇而嘔吐。元氣陷之無餘。氣息喘急。此何症勢。急用扶元治蜖等藥。一不着效。只祝天祝天。酉時竟至不淑。天乎鬼乎。眞耶㒱耶。此何変。此何厄也。豈意一日之間遽至於此耶。搥胸長慟。有淚無從。自乙亥冬弟沒以後。常懷死從之思。而百般寛譬。式至今日。何有何亡。相依爲命。自出兒生。受育若己出。似寓世慮矣。天且難諶。竟使吾嫂氏幽貞賢淑之德不得見一時。而遽促其命。寃乎痛哉。化者猶可遂宿願所在。而遺世之一片主。數間屋將誰依而誰托。假之十年。則豈不之出兒年就。而有付托之處耶。痛哭痛哭。慈主宿火復燃。慰譬無語。煎泣煎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