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문중 자료 > 일기 > 간정일록(艱貞日錄) > 1권 > 1862년 > 9월 >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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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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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9월 9일 / _ / 壬戌
제 목 율시를 짓다.
날 씨 _
내 용
오늘은 가절(佳節)이라, 마음이 몇 배나 좋지 않았다. 높은 곳에 올라가 울적함을 풀어보고 싶으나 죄를 진 몸으로 이곳에 온 초기라 불안한 구석이 있어 마침내 그만두었다. 집에 머무르며 삼가 주자의 「9일시」 운을 써서 율시 한 수를 지었다.

늘그막에 큰 바다 모퉁이로 유배되어
고향 산천 돌아보니 아득히 멀어라
섬으로 둘러싸인 곳 지축은 어디던가
질박하고 누추한 집들은 황량한 땅을 지키고 있네

성긴 울타리 가엔 된서리 속에 차가운 꽃이 빼어난데
포구 가득 바람이 부니 낙엽이 마구 날리네
천 년 전 초택(楚澤)을 멀리 생각해 보니
연잎 옷에 혜초 띠의 남은 향기 몰려오네

이미지

원문

九日
是日佳節也, 心懷倍惡 欲登高敍暢 而罪累之身 新到之初 有所不安 遂停止 而 謹以朱子九日詩韻 搆一律。
白頭流竄大瀛方 回顧鄕山隔杳茫 島嶼縈廻迷地軸 閭閻樸陋保天荒
疎㰚霜重寒葩傑 極浦風高落葉狂 楚澤千秋遐想寄 荷衣蕙佩襲餘香

주석

초택(楚澤) :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문호(文豪)이자 충신인 굴원(屈原)이 간신의 참소로 쫓겨나 귀양살이 하며 시를 읊던 곳이다. 연잎 옷에 혜초 띠 : 혜초는 향초를 가리킨다. 굴원(屈原)이 참소를 만난 뒤에 연잎[荷葉]으로 옷을 해 입고 혜초로 된 띠를 맸다는 말이 『이소경(離騷經)』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