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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2월 16일 / _ / 壬戌
제 목 화재와 시를 짓다
날 씨 맑고 따뜻하였다.
내 용
새벽에 머리를 빗고 『주역』을 외웠다. 식후에 화재 옹의 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시를 지었다. 7언 율시 2수, 5언 율시 1수를 얻었다.

그대 앞에 가고 나는 조금 뒤에서
나그네살이 그럭저럭 또 한 해를 보내는구료
거의 죽은 목숨 세 번이나 잿더미 속을 지나온 듯한데도
목숨을 부지한 것은 임금의 은혜일세
겨울은 이미 다해 세 양이 돌아오니(내일이 입춘이다.)
청제는 전령을 막 보내네
취한 뒤에 소리 높이 시를 읊다 다시 취하니
강호에 한가롭게 살며 유연히 앉아있네

한 해는 이미 돌아갔으나 나그네는 못 돌아갔으니
돛을 펴고 나선다면 바닷바람 두렵지 않네
나그네 시름 다하지 못해 술잔만 기울이다
섣달은 끝날 무렵 비로소 겨울옷을 받았네
소나무 대나무 둘러 절기를 보고
지초와 난초로 방안에 빛을 내네
좁쌀 한 알 같은 인생이 얼마나 살 것인가
다만 바라는 건 서로 따르며 어긋나지 않기를

한가하기 끝이 없는 집
강호를 스스로 집으로 삼았네
이 나라 좁은 것을 견디지 못해
백발이 되어서도 기울어짐 이기지 못하네
큰 뜻 품은 붕새는 바다를 박차고
한가로운 갈매기는 모래밭을 지키네
슬픈 노래 부르며 어디로 갈꼬
비린내가 중화에 가득하네
술에 취해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다가 마침내 돌아오지 못하고 잤다. 한밤중 술이 깨어 화재 옹과 마주 앉아 이야기 하였다. 또 『서경』과 『주역』을 외웠다. 닭이 세 번을 울어 불을 켜놓고 술을 덥히고 국을 데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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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十六日
晴溫。 晨 梳, 誦 食後往華所 飮酒賦詩 得七律二 五律一
我行稍後子行先 逆旅參差奄送年 幾死如經三劫燼 傳生全荷九重天
玄冬已盡陽三復【翌日立春】 靑帝方來令一傳 醉後高碒碒又醉 江湖閒處坐悠然
歲已歸除客未歸 布帆非畏海風威 羈愁靡極姑傾酌 臘序垂窮始受衣
松竹編樆看氣節 芝蘭爲室有光輝 一粟浮生能幾許 只願相從不願違
汗漫無窮戶 江湖自作家 靑丘無耐窄 白髮不勝斜
大志鵬搏海 閒盟鷺守沙 悲歌安所往 腥臭滿中華
醉倒不覺日莫 遂宿不歸。 夜半醒來 與華晤語 且晨 梳, 誦。 鷄三唱 張燈喫煖酒溫羹。

주석

세 양이 돌아오니 : 1월은 『주역』의 태(泰)괘에 해당하는 바, 태괘는 위에는 음효가 셋이고 아래에는 양효가 셋이므로 이렇게 표현하였다. 청제는 ... 보내네 : 청제는 봄을 관장한다는 신의 이름이다. 여기서는 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