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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2월 9일 / _ / 壬戌
제 목 성술여의 죽음 소식을 듣다
날 씨 맑고 따뜻하였다.
내 용
새벽에 머리를 빗고 『주역』을 외웠다. 문정동(文定洞) 성술여(成述汝 : 계주繼周)가 용천(龍川) 유배지에서 마침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혹한 일이다. 금년 여름 박규수(朴珪壽)의 무옥(誣獄)에 연루되어 이천 리 외딴 곳으로 유배되었다가 이러한 흉변을 당하였다. 이것은 우리 영남의 운수에 관계된 액운이니 같이 연루된 사람으로서 슬픔을 견딜 수가 없다. 그 사람은 나와 동갑으로서 정의가 자별하였다. 지난 6월에 진양(晉陽)에서 귀양 가는 길에 잠시 얼굴을 보고 한없이 흐느끼며 서로 보기만 하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눈물을 훔치며 헤어졌었는데, 그 때의 이별이 갑자기 영영 이별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통곡하고 통곡하노라. 또 승지 정면조(鄭冕朝)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분은 지난 봄 진양의 민란 때 특별히 간택하라는 명에 응하여 분양(汾陽) 수령으로 와서 힘을 다하여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백성들을 잘 보살피고 간교한 무리들을 탄압하여 읍의 난리를 잘 평정하였다. 선한 사람을 드러내고 악한 자들을 물리쳐서 크게 풍성(風聲)을 세웠으니, 참으로 옛 군자와 같은 모범이 있었다. 내가 혹독한 재앙을 면하고 목숨을 보전하게 된 것도 실로 그분에게 힘을 입은 것이다. 영원히 그 은혜에 보답을 하고자 했는데 지금에 다 끝나고 말았으니, 애통한 마음으로 애도하지만 미치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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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九日
晴溫。 晨 梳, 誦。 聞文定洞成述汝【繼周】龍川配所 竟不淑,慘矣。 今夏橫罹於朴珪壽誣獄 宥流於二千里絶域, 遭此凶變 係是吾嶺氣數之阨, 不勝同人之弔 而夫人與余同庚 情好自別。 去六月晉陽明夷于行 霎面歔欷 脈脈 相看 無語揮涕而分張矣, 誰料此別 遽作永訣也? 慟矣慟矣。 且聞鄭承旨 【冕朝】凶報。 此公去春晉陽之亂 膺別選之命 來守汾陽 殫竭代揚 痛瘝乃身 撫恤小民 殫壓姦猾 戡定邑亂 彰善癉惡 大樹風聲 眞有古君子模楷。 余之得免酷禍而全保性命 實維是賴 永矣隕結圖報矣。今焉已已 痛悼靡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