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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1월 29일 / _ / 壬戌
제 목 화재와 시를 짓다
날 씨 흐림. 낮에 우레가 울었다.
내 용
화재 옹이 서당의 아이를 보내 굳이 오라고 하여, 나막신을 빌려 신고 최일수의 부축을 받아 어렵게 가 돼지고기와 술을 실컷 먹고 마셨다. 이어 5언 율시와 7언 율시를 각 한 수를 지었다.

노송은 눈 속에서도 겹겹이 푸르고
외로운 대나무 서리를 참고 번성한데
고요하게 있다가 이불 걷고 웃으며
흐린 등잔불 아래 무릎을 맞대네
신선이 사는 곳은 외진 섬 속에 있으니
즐거운 나라는 좋은 벗이 있는 곳
청허한 세계에 앉아 있으니
정신은 온갖 오묘한 경지에서 노닌다네

술 취한 버드나무 흔들흔들 온통 봄인데
단란한 화기는 이웃을 움직였네
달마다 평가하는 주막의 밤을 누가 정하랴
매화 소식 한수 가로 끌어 들이네
천지에 상인(上仁)의 큰 도량 미루어
강호에 한가하게 보잘 것 없는 몸을 맡겨두었네
이로부터 온 세상이 모두 형제임을 알겠거니
널리 사랑으로 보면 모두 좋은 사람이라네
밤에는 어둡고 진창길이 험하여 바로 돌아오지 못하고 화재 옹의 숙소에서 잤다. 그러나 정신이 말똥말똥하여 잠이 오지 않아 『서경』 한 질을 통째로 외웠다.

이미지

원문

二十九日
陰。 午雷鳴。 華翁送書童 强邀, 借屐依扶福元艱往 頓喫豕酒, 仍次 五七律各一。
老松凌雪重 孤竹耐霜繁 靜榻披衾笑 疎燈促膝言
仙鄕藏別嶼 樂國是朋尊 坐在淸虛界 神遊衆妙門
麴柳依依渾是春 一團和氣動三隣 月評誰定旗亭夜 梅信句回漢濱水
天地上仁推大度 江湖閒處置微身 從知四海皆兄弟 汎愛觀之摠好人
夜 黑泥險 不得旋歸 仍宿所。 泠泠未睡, 通誦書經一帙

주석

달마다 평가 : 원문은 월평(月評)인데, 인물을 품평(品評)하는 것을 말함. 후한 때 사람 허소(許劭)가 향당(鄕黨)의 인물을 평가하면서 매월 그 등급을 고쳐 나갔다고 한다. 『후한서』「허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