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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1월 18일 / _ / 壬戌
제 목 화재와 시를 짓다
날 씨 맑음.
내 용
새벽에 머리를 빗고 『주역』을 외웠다. 『감정록』을 정리하였다. 점심을 먹은 뒤에 화재 옹의 숙소에 가서 술을 마시고 시를 지었다.

사람은 우주에 유배 내려온 손님
호남의 바다 명승지에서 좋은 이웃 되었네
위태롭고 외로운 나그네 길에 이 땅을 편안히 여기니
섬 풍속 순박하여 천진함을 보존하였네
시정(詩情)이 너무 거칠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술자리 규칙이 너그러우니 인(仁)에 가깝다네
크게 웃으며 서로 보아도 싫지 않으니
지금에야 비로소 흰머리에 새로운 맛 알겠네

내 생애 부질없이 도망치지 못한 것 한스러워
흰 머리로 떠돌아다니다 험한 파도를 건너 왔네
누군들 넓은 바다에 좁쌀 같은 존재가 아니랴만
이곳은 신선이 사는 곳 복사꽃이 난만하네
우주엔 온갖 생령들도 가을 풀처럼 싸늘하고
천고의 영웅들은 물거품이 다 씻어갔네
술잔은 점점 긴 봄날로 들어가는데
환하게 앉아 있으니 옛날 도연명 같구려
밤에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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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十八日
晴。 晨 梳, 誦。 修戡定錄。 午食後 往所 飮酒賦詩。
人於宇宙適來賓 湖海名區好作隣 旅迹孤危安地分 島風淳朴保天眞
詩情太澁宜乎罰 觴政敷和近矣仁 大笑相看看不厭 而今始覺白頭新
剛恨吾生未空逃 白頭棲屑涉風濤 誰非滄海微茫粟 此是仙源爛漫桃
宇宙三生秋草冷 英雄千古浪花淘 壺觴轉入長春國 坐在熙熙上世陶
醉歸。 夜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