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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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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1월 9일 / _ / 壬戌
제 목 화재 처소에 가다
날 씨 맑고 따뜻하였다.
내 용
새벽에 머리를 빗고 또 글을 읽었다. 아침 식사 후에 또 화재 옹의 처소에 갔다. 탁주가 잘 익어 맛이 매우 좋았다. 또 율시 1수를 지었다.

남아가 까닭 없이 부평처럼 떠다니니
부끄럽구나 선인의 좌우명을 저버리게 됨이여
분수를 따르는 공부하고 만나는 것 따라 즐기니
이 마음 한가한 곳에 이 마음도 편안해라
강호는 넓고 넓은 풍류가 있는 곳
우주는 영롱하여라 달 빛 아래 눈덮힌 물가
떠도는 인생살이 다만 씩 웃노니
오고 가는 것이 역참 같구나
저녁을 먹은 뒤 삼경에 화재 옹이 젊은이 4~5인을 데리고 달빛 아래 찾아왔다. 술을 사와서 흠뻑 마시고 담소하면서 질탕하게 놀았다. 그리하여 또 운을 내어 시를 읊어 노는 것을 적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무슨 맘으로 이름도 바꾸었나
월 나라 사람은 철부성을 뒤 엎었네
바둑이나 두고 시나 읊으며 손바닥 안에서나 경륜을 펼치니
술을 마시며 강개한 마음을 누그러뜨리네
시를 쓰면 늘 멀리 있는 고향 생각
눈꽃은 달과 아름다움 겨루네
산그늘 아래 작은 배에서 생각은 먼 곳으로 치달리니
하룻밤 즐거움으로 이 한 생을 위로하리
오경에 자리를 파하였다.

이미지

원문

九日
晴溫。 晨 梳且誦。 食後又往所。 濁酒醇濃 風味甚厚, 又賦一律曰,
男兒無故泛如萍 慙負先民座右銘 隨分工夫隨遇樂 此心閒處此心寧
江湖浩蕩風流宅 宇宙玲瓏雪月汀 堪笑浮生徒爾爾 其來其去似郵亭
夕後三更 華翁率冠童四五人 乘月來訪, 沽酒痛飮 譚笑迭蕩, 仍又帖韻記遊。
浮海何心變姓名 人傾覆喆夫城 圍碁且試經綸手 下酒聊寬慷慨情
詩思每兼鄕思遠 雪華爭與月華淸 山陰小棹馳遐想 一夜歡娛慰一生
五更散座。

주석

철부성(哲夫城) : “사나이 똑똑하면 나라를 이루고, 여자가 똑똑하면 나라를 망친다.(哲婦傾城 哲婦傾城)”는 말이 시경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