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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1862년 10월 29일 / _ / 壬戌
제 목 진장을 문병하다
날 씨 맑다가 또 흐리고 바람.
내 용
새벽에 머리를 빗고 『주역』을 외웠다. 식사 후에 화재 옹이 억지로 나를 데리고 임자도진에 들어가 진장을 문병하였다. 내아 뒷방에 앓아 누워있어 마침내 들어가 보니 오늘은 조금 차도가 있어 이불로 몸을 감싸고 앉아 이야기를 하였다. 잠깐 있으니 술과 안주를 내왔는데, 안주가 매우 기름지고 향기로웠다. 화재 옹과 함께 같은 상에 앉아 많이 먹었다. 이윽고 진장이 운을 내어 주며, 시를 지어 병중에 있는 답답함을 씻어낼 거리로 삼자고 청하였다. 마침내 붓 가는 대로 갑자기 응하였다.

술잔 잡고 서로 봐도 뜻은 바뀌지 않았으니
우리들은 모두 거룩한 임금의 시절을 기뻐하네
우리나라 평안하여 어지러움 잦아드니
영각(지방 관아)은 맑고 한가하여 해가 더디 가네
눈이 침범하기 어려우니 늦게 시드는 나뭇잎
바람은 높은 가지를 쉽게 흔드네
지금 이곳 관장하는 이의 강호 정취는
갈매기 해오라기와 같은 일생임을 스스로 안다네
밤에 『주역』 상경과 하경을 모두 소리 내어 읽었더니 정신이 말똥말똥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닭이 운 후에야 정신이 꿈을 꾸는 듯 아득하였다. 꿈이 매우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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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二十九日
晴且陰風。 晨 梳, 誦。 食後華翁來 强余偕入鎭所。 問鎭將病 病臥內衙後房。 遂入見 今日少差, 擁衾打話。 有頃進酒肴 肴甚腴香。 與華翁同案 大喫 已而鎭將帖韻請賦 以爲消下病鬱之資, 遂信筆應猝。
把酒相看意不移 吾儕喜幷聖明時 海邦寧靖黃塵宿 鈴閣淸閒白日遲
雪氣難侵後凋葉 風威易撼最高枝 而今管領江湖趣 鷗鷺平生我自知
夜通誦上下經 因惺惺不寐 鷄唱後昏昏似夢 夢甚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