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壽潑이 三峴에 사는 全州 柳氏 三山宗家의 손위 妻男에게 안부와 함께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는 편지
金壽潑이 三峴에 사는 全州 柳氏 三山宗家의 손위 妻男에게 안부와 함께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는 편지이다.
이 편지는 이전에 받은 편지에 대한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얼마 전에 편지를 받았는데 연이어 편지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수신자와의 귀한 만남을 얻지 못해 참으로 유감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나타내었다. 이어서 喪中에 어떻게 지내는지 수신자의 안부를 묻고, 가족들이 고르게 福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위로가 된다는 말로 그 인사를 대신하였다. 그리고 묏자리를 보는 일이 순조로운 데로 귀결이 된 것은 수신자의 성의에 대한 복됨을 징험한 것으로, 발신자처럼 산골짜기에 살면서 완악하고 사나운 습속에 익은 사람들조차도 효자의 마음에 어찌 유쾌하지 않겠느냐며 상중의 노고에 찬사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데 있어 지나치게 사치한 것 같아 봄이 지나면 모자라는 것이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신의 감정은 무디어서 이런 말은 들을 것이 못된다며 조심스러운 말로 염려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서 주변의 여러 소식들을 편지에 담았다. 먼저 사촌형인 海行이라는 사람이 얼마 전에 처음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세상도 험하고 고개도 높아 모든 것이 두려워할 만한데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염려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新行을 갈 날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데, 흉년의 騷擾가 날로 심해지고 손수 힘써야 할 일도 날로 번거로워져 어떻게 신행을 넘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끝으로 鄕校의 일을 거론했다. 본문의 분량으로 보면 이 편지를 쓰게 된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이 일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편지에 따르면 향교의 일은 이미 회합을 끝냈다고 했다. 그런데 발신자가 보기에 과연 모든 것이 잘 정리가 되어서 유감이 없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 일과 관련해서 나이 많은 사람들과 어린 사람들이 의견이 합치하기 했으나, 낡은 인습을 버리지 못하면 뜻이 어그러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한 예로 李汝卿이라는 사람의 속 좁은 행동을 보면 부끄러워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은 큰일을 경영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 시일을 끌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세세한 일은 이만 줄이니 잘 헤아려주기 바란다는 말로 편지의 끝을 맺었다.
이 편지의 피봉에는 수신자를 "三峴 服座 執事"라고 지칭하고, 편지의 말미에 발신자는 자신을 소개하는 말에 "卽旋弟壽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먼저 수신자의 거처인 "三峴"은 三山宗家가 있는 지금의 안동시 예안면 주진리이며, "服座"는 수신자가 현재 喪中에 있음을 나타내며, "執事"는 편지에서 상대방을 직접 지칭하지 않고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리킴으로써 상대방을 높이는데 사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이 편지의 수신자는 삼산종가에 살면서 상중에 있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발신자는 자신을 "弟"라고 하고 있어 전주 유씨의 一族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全州柳氏大同譜를 보면 "壽潑"이라는 이름은 柳洪養의 사위인 "金壽潑"이다. 그리고 그 이름 앞에 "卽旋"이라고 한 것은 편지를 가져온 사람이 돌아가는 길에 바로 답장을 보낸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편지에는 쓰인 연도가 적혀 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全州柳氏大同譜�에 근거해서 이 편지가 쓰인 연대를 추정해보면 19세 중후반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편지는 19세기 중후반에 金壽潑이라는 사람이 삼산종가에 살면서 상중에 있는 손위 처남에게 안부와 함께 집안과 주변의 일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상의를 구하는 내용의 것이다.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
『全州柳氏大同譜』,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