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외숙인 李秉鐸이 紙價를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생질에게 보낸 편지
5월 14일에 외숙인 李秉鐸(1760~1832)이 紙價를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생질에게 보낸 편지이다.
먼저, 그리워하다가 생질의 편지를 받고서 근래 생질이 평안하게 지내고 있고 햇보리를 수확하여 타작마당으로 운반해서 심대한 기근의 근심을 조금 면하였음을 알게 되니, 여러모로 마음이 놓였다고 하였다. 다만 한 번 배부르게 먹는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하고 또 장차 식량으로 쓸 벼가 없어지게 되는 것은 공통적인 근심거리이니, 또한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면서 난감한 마음을 전하였다. 李秉鐸 쪽은 예전처럼 그럭저럭 지내고는 있으나 약간의 곡물을 수확하고 파종하는 일에 心力을 극도로 소비하여 날마다 바쁘게 일하고 있다고 하였다. 생질이 편지에서 언급하였던 紙價와 관련된 일은 생각하지도 못했을 정도로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하였다. 또 지난번에 族叔이 전해 준 말을 들은 데 이어 이번에 또 생질의 편지 내용을 보니, 생질이 중간에서 곤혹을 심하게 겪고 있음을 알 수 있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생질을 대신해 다 근심스럽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이곳 刊所에 여유 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公論으로 보아 기꺼이 허락해 주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고, 더구나 이번에 印出 비용은 간신히 마련한 것이라 조금도 융통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하였다. 생질이 중간에서 곤혹을 겪고 있음은 잘 알고 있지만 어찌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族叔께서는 이미 遞任되셨고 愼可 李秉遠도 任員이 아니므로, 좋은 계책을 지휘해 줄 이가 없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하였다. 李秉鐸 자신도 푼돈을 거두는 일로 다른 사람에게 깊은 책망을 받았다고 하면서, 오늘날의 事勢가 가소롭고 한탄스럽다고 하였다. 추신에서는, 생질이 別紙에서 언급한 내용은 景魯 李坰과 상의해 보겠지만 그런 일은 지방 인사의 역할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 맘 같지 않으므로 그대로 믿고 꼭 들어준다고 기약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