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丑年 9월 8일, 趙秉裕가 全州 柳氏 三山宗家에 있는 같은 항렬의 사람에게 노새의 賣買와 관련된 내용을 전하는 편지이다.
辛丑年 9월 8일, 趙秉裕가 全州 柳氏 三山宗家에 있는 같은 항렬의 사람에게 노새의 賣買와 관련된 내용을 전하는 편지이다.
이 편지는 인척간의 것이고, 발신자의 거주지가 尙州의 長川이고 수신자는 安東의 三峴이다. 그래서 편지의 서두는 서로간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은 데도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하다가 갑자기 수신자로부터 초상의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받고 애달프고 놀라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수신자의 건강이며, 일상생활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수신자의 아들이 부모를 잘 모시고, 학문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가 되고 흐뭇하였다는 말로 그 가족의 안부를 대신하였다. 이어서 발신자 자신은 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두문불출하고 있는데다 정신까지 날로 혼미해져 전할 소식이 없다는 말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의 농사가 풍년이 들 것이라는 말이 있고, 또 그러한 징험이 있어 다소 마음이 놓인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 마음은 낚싯대를 걸고 미끼를 던져 넣고 기다는 것과 같이 가벼운 것만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 편지를 쓰게 된 목적에 대해 언급하였다. 수신자가 이번 가을에 노새를 팔 수 없는 것은 한창 바쁠 때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미 팔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다면서 노새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노새라는 것은 원래 잘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것은 100里를 어렵지 않게 다니며, 말의 가치를 잘 알아보는 伯樂과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일순간에도 千里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본래의 값은 230냥이었지만, 이렇게 완전하게 자라 잘 달리는 것으로 명성을 얻은 지금에는 3~400냥은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미 약속한 가격이 있으니 이것을 고집할 수 없다면서, 노새를 매입할 의사가 있으면 본래의 가격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수신자가 매도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노새에 딸린 굴레와 고삐, 그리고 안장 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이번 달 보름과 20일 사이에 가격을 지불하고 노새를 끌고 가기 바란다는 말로 편지의 끝을 맺었다.
이 편지의 겉봉을 보면 "靖案集史回納"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먼저 편지의 수신자에게 "靖案"이라고 한 것을 보면 그가 벼슬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回納"이라고 한 것을 보면 이 편지는 수신자의 이전 편지에 답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편지의 내용을 볼 때 수신자가 보낸 편지는 이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빨리 노새를 팔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에 대해 이 편지는 다소 여유로운 태도로 그 요구에 응하고 있다. 그 동안 바쁜 농사철이라 팔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그 사이에 노새가 아주 훌륭하게 자라 값어치가 배로 뛰었다고 오히려 자신이 마치 손해를 보고 파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런 여유는 아마도 편지의 겉봉에 발신자 자신을 "戚從"이라고 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신자와 항렬이 같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 편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안부 편지와는 다르게 노새의 거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고 할 것이다.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
『古文書集成 四十四』 -安東 全州柳氏篇 1(水谷宗宅)-,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9
『全州柳氏大同譜』,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