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유회식(柳晦植) 서간(書簡)
1897년 12월 20일, 유회식이 전주 유씨 삼산종가의 형뻘이 되는 사람에게 집안의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데 대한 사과와 책을 구해주기를 부탁하는 편지이다. 발신자는 편지의 서두에서 수신자가 묏자리를 옮긴 일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그 공양을 부지런히 하는 마음에 슬픔이 다시 더해질 것이라고 하며, 이장할 당시에 추위가 갑자기 모질어져서 큰일을 잘 마쳤는지, 그리고 백년이 지난 뒤에도 유감이 없을 만큼 흡족하였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발신자 자신은 궁벽한 산골짜기에 살면서 이장하는 일에 정성을 바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어서 수신자를 비롯해 숙부와 두 아주머니, 그리고 사촌들과 수신자의 맏이와 막내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다음으로 발신자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자신이 일족의 일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서 산골에 거주하는 발신자는 책이 희귀하니 숙부에게 말씀을 드려 책을 얻을 수 있도록 주선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
이 편지의 피봉에는 "삼현 제좌하 생근봉"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을 보면 수신자가 지금의 안동시 예안면 주진리인 삼현에 거주하며 상중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편지의 말미에 발신자는 자신을 "족제"라고 한 것을 보면, 발신자가 수신자와 일가친척이면서 손아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해 보면, 이 편지는 일족의 형뻘이 되는 사람에게 집안의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아울러 집안에서 간행된 문집을 구해줄 것을 부탁한 내용의 것이다.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
『全州柳氏大同譜』,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