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丙午年) 이선호(李璿鎬) 서간(書簡)
병오년 9월 10일, 이선호가 전주 유씨 삼산종가에 있는 어른에게 자기 아들을 가르쳐 줄 것을 당부하는 편지이다. 이 편지는 먼저 수신자의 학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칭송하는 말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인사말에 이어 가을을 맞이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모든 것이 편안한지 안부를 묻고, 이어서 그 집안의 사람들인 숙부며 자제분들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다음으로 자신은 홀어머니를 모시던 중에 세상을 떠났으나, 종숙이 연이어 병환을 당하여 여전히 어른을 모시는 직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이어서 본래의 목적인 아들의 교육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자식에 대한 이러한 근심은 온 세상의 모두 같이하는 것이니 어찌 그러한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며 거듭 아들의 교육에 대해 당부하였다.
이 편지에서 발신자는 자신을 "하생"이라고 지칭한 것을 보면 수신자가 연상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편지의 내용으로 볼 때 서두에서 수신자의 학덕을 칭송한 것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아들을 맡길 만큼 학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임을 나타낸 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편지는 피봉이 보관되어 있지 않기에 발신자가 자신의 아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기를 부탁할 만큼의 학식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한문서찰의 격식과 용어』, 박대현, 아세아문화사, 2010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