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上之 42) 3월 22일, 權氏의 宗孫 在淵이 三党接所의 有司에게 토지를 賣渡하며 발급해준 土地賣買明文
내용 및 특징
1905년(上之 42) 3월 22일, 權氏의 宗孫 在淵가 三党接所의 有司에게 토지를 賣渡하며 발급해준 土地賣買明文이다.
이 명문이 거래를 인정하는 공식적인 문서이기는 하나 일정한 書式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에는 관습에 따라 순차적으로 기재해야 할 사항들이 있었다. 그것으로는 매매가 이루어진 날짜가 언제이며, 買收者가 누구인가와 賣渡事由를 밝혀야 한다. 이어서 賣渡物의 所在地를 비롯해 結負, 斗落, 배미[夜味] 등과 같은 賣渡物에 대한 情報와 價格, 賣渡에 따라 權利가 移讓되었음을 證言하는 文句, 그리고 賣渡人, 筆執, 證人 등이 기재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사항들 중 일부가 생략되기도 한다.
이 명문을 통해서 보면, 토지매매의 거래가 이루어진 때는 年號가 上之[高宗] 42년이며, 干支가 乙巳年이 되는 1905년 3월 22일이며, 買收者는 三党接所이다. 매도하게 된 事由는 이 땅을 팔고 다른 땅을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매도할 토지는 蓼邨의 店谷員에 있는 位土畓인 英字 字號의 50地番의 논 2卜 1斗 5刀(=升) 4배미[夜味]이다. 이 토지의 賣買價는 동전 100兩으로, 이 돈을 받고서 本文記(=舊文記) 1장과 함께 三党接所에 영원히 放賣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이후에 만약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문서를 가지고 사실의 정확성 여부를 가리라는 말로 이 문서가 토지매매의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임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논의 주인으로 權氏의 宗孫인 在淵의 이름과 手決이 있고, 證人과 筆執으로 참가한 사람은 手決만하고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 명문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먼저 이 토지를 賣渡하는 事由로 移買, 즉 다른 땅을 사기 위해 이 토지를 판다는 것이다. 이러한 매도의 사유는 19세기 이후 안동지역에서 부쩍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안동지역의 양반들이 중앙정계로의 진출이 제한되면서 가급적이면 거주지 부근이나 이미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곳 부근에 토지를 집적하려는 의도가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농사의 편리를 위해서 그 후에도 지속되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명문에서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買收者가 개인이 아닌 단체인 三党接所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계와 같은 조직[所]들이 다양하게 결성되었다. 문중에서는 그 자제들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贍學所를, 종택이나 사당 또는 정사 들을 수리하기 위해 營建所를 조직하고, 동네에서는 혼례와 장례 등에 상부상조하기 위해 洞別所 등을 결성하였다. 이 문서에서 나타난 三党接所는 정확히 어떤 조직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문서의 所藏處가 全州柳氏 三山宗家라는 것을 염두에 둘 때 이 조직 또한 全州柳氏들을 중심으로 한 친목단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이 문서의 또 다른 특징은 매도할 토지의 면적을 아주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토지의 면적을 표시할 때 負(卜)와 束의 단위로 대체적인 면적을 나타내고, 거기에 斗落이라는 단위로 그 토지에 뿌릴 수 있는 量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 문서에는 卜(負)로 면적을 나타내고, 斗落을 斗와 刀(=升)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기술하고, 거기에 夜味[배미]로 그 토지의 구획 수까지를 나타내었다. 이렇게 자세하게 기술한 것은 아마도 거래에 있어 면적을 엄밀히 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적 가치
토지매매명문은 그 자체로 고문서학, 법제사, 경제사 등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농업사회에서의 토지거래의 문서는 다른 무엇보다 당시의 경제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먼저 소유권의 이전과 그 사유를 통해 개인 가문별로 재산의 형성과정이나 그 변동 상황, 또는 토지거래에 있어 가격의 동향 등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서에서처럼 매수자가 어떤 목적을 위해 결성된 별도의 조직일 경우에는 그의 활동과 운용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朝鮮中期田畓賣買硏究』, 이재수, 집문당, 2003
『증보판 한국고문서연구』, 최승희, 지식산업사, 2003
「조선과 명‧청시기의 토지 매매문서 비교 연구」 『국학연구』 17집, 전경목, 한국국학진흥원, 2010
「18세기 황윤석의 매매정보 수집과 소유권으로서의 매매명문 활용」 『민족문화논총』 제52집, 정수환,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