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종택(宗宅) 노비 화득(花得) 토지매매명문(土地賣買明文)
1904년(상지 41) 12월 24일, 노비인 춘봉이 종택의 노비인 화득에게 토지를 매도하며 발급해준 토지매매명문이다. 이 문서에 따르면 토지를 매도하게 된 사유는 돈을 긴요하게 쓸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매의 대상이 되는 토지는 스스로 매입하여 얻은 전답으로 후곡원에 있는 방자 자호의 1지번의 밭 6부 1속, 2지번의 밭 13부 3속, 3지번의 밭 9속, 4지번의 논 1부 2속, 그리고 만자 자호의 53지번의 밭 11부 9속으로 도합 33부 4속 가운데 밭이 6두락이며, 논이 2두락이다. 이 토지의 매매가는 동전 230냥으로, 이 돈을 받고 구문기 1장과 함께 종택에 영원히 방매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이후에 만약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문서로써 사실의 정확성 여부를 가리라는 말로 이 문서가 토지매매의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임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전답의 주인으로 노비인 춘봉이 자신의 이름을 쓰고 수결하며 스스로 이 문서를 작성했음을 밝혔다.
이 문서의 특징은 토지의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노비라는 것이다. 그런데 매수자인 화득의 이름 앞에 종택이라는 말이 있어 그가 종택을 대신하여 토지의 매입에 나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해 매도자인 춘봉의 이름 앞에는 주인의 성씨가 없어 그가 실질적인 전답의 주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서와 함께 넘겨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 구문기, 즉 "1895년 유씨(柳氏) 노비 춘봉(春奉) 토지매매명문(土地賣買明文)"을 보면 이 토지의 소유자는 노비인 춘봉이 아닌 주인 유씨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명문을 비교해 보면 둘 사이에 시간적 간격은 9년이며, 토지의 가격차는 126냥이다.
『朝鮮中期田畓賣買硏究』, 이재수, 집문당, 2003
『증보판 한국고문서연구』, 최승희, 지식산업사, 2003
「조선과 명‧청시기의 토지 매매문서 비교 연구」 『국학연구』 17집, 전경목, 한국국학진흥원, 2010
「18세기 황윤석의 매매정보 수집과 소유권으로서의 매매명문 활용」 『민족문화논총』 제52집, 정수환,
「16‧17세기 奴婢의 田畓 所有와 賣買 實態」『朝鮮史硏究』 제9집, 이재수, 조선사연구회, 2000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