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3년(雍正 11) 2월 20일, 寺奴인 金立이 柳進士宅의 莫石에게 토지를 賣渡하며 발급해준 土地賣買明文
내용 및 특징
1733년(雍正 11) 2월 20일, 寺奴인 金立가 柳進士宅의 莫石에게 토지를 賣渡하며 발급해준 土地賣買明文이다.
이 명문이 거래를 인정하는 공식적인 문서이기는 하나 일정한 書式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관습에 따라 순차적으로 기재해야 할 사항들이 있었다. 그것으로는 매매가 이루어진 날이 언제이며, 買收者가 누구인가와 賣渡事由를 밝혀야 한다. 이어서 賣渡物의 所在地를 비롯해 結負, 斗落, 배미[夜味] 등과 같은 賣渡物에 대한 情報와 價格, 賣渡에 따라 權利가 移讓되었음을 證言하는 文句, 그리고 賣渡人, 筆執, 證人 등이 기재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사항들 중 일부가 생략되기도 한다.
이 명문을 통해서 보면, 이 토지의 거래가 이루어진 때는 年號가 雍正 11년이며, 干支가 癸丑年가 되는 1733년 2월 20일이며, 買收者는 柳進士宅의 莫石이다. 이 토지를 매도하게 된 事由는 다른 곳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서이다. 매매의 대상이 되는 토지는 金立의 부인인 過衿가 얻은 것으로 東後의 朴谷員에 있는 集字 字號의 34地番의 논 4負 8束이다. 이 토지의 賣買價는 동전 45兩으로, 이 돈을 받고 柳進士宅의 莫石에게 영원히 放賣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이후에 자손이나 어떤 사람들이 혹시라도 다른 소리를 하거든 이 문서로써 관청에 고하여 사실의 정당성 여부를 가리라는 말로 이 문서가 토지의 매매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임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논의 주인으로 사찰의 노비인 金立는 이름과 手寸을 남겼고, 證人으로 참여한 그의 둘째 처조카는 手寸만을 남겼으며, 그리고 筆執으로 참여한 金盛烈는 이름과 手決을 함께 남겼다.
이 문서의 특징은 買收者와 賣渡者 모두가 奴婢라는 사실이다. 물론 매수자인 莫石의 이름 앞에 노비를 뜻하는 문자가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름 앞에 ‘柳進士宅’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莫石가 柳進士宅 소유의 노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莫石는 실제적인 토지의 매수자가 아니라 그의 주인을 대신한 것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이는 노비가 소유한 것은 바로 그 주인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賣渡者인 金立는 사찰의 노비이기는 하나, 그 논을 소유하게 된 계기가 아내의 유산이라는 것을 보면 그는 이 거래에서 말 그대로 실질적인 매도자로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문서를 보면 당시의 노비들은 스스로 토지를 매매하기도 하고, 또한 주인을 대신하여 거래에 나서기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서에서 토지를 매도하게 된 事由로 移買, 즉 지금의 토지를 팔고 다른 토지를 사려고 하는 것은 농사의 편리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토지가 있는 곳이나 집에서 가까운 곳의 토지를 구입하여 이동거리를 단축하고 농기구의 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토지가 있는 朴谷員은 지금의 안동시 임동면 박곡리로 全州柳氏들의 집성촌인 水谷里와 인접해 있다. 이런 지리적 여건을 보면 柳進士宅에서는 인접한 곳에 논의 매물이 나오자 매입한 것이고, 매도자는 자신이 농사짓기에 朴谷員보다 더 좋은 곳의 논이 매물로 나왔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자료적 가치
토지매매명문은 그 자체로 고문서학, 법제사, 경제사 등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농업사회에서의 토지거래의 문서는 다른 무엇보다 당시의 경제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소유권의 이전과 그 사유를 통해 개인이나 가문별로 재산의 형성과정이나 그 변동 상황, 또는 토지거래에 있어 가격의 동향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朝鮮中期田畓賣買硏究』, 이재수, 집문당, 2003
『증보판 한국고문서연구』, 최승희, 지식산업사, 2003
「조선과 명‧청시기의 토지 매매문서 비교 연구」 『국학연구』 17집, 전경목, 한국국학진흥원, 2010
「18세기 황윤석의 매매정보 수집과 소유권으로서의 매매명문 활용」 『민족문화논총』 제52집, 정수환,
「16‧17세기 奴婢의 田畓 所有와 賣買 實態」『朝鮮史硏究』 제9집, 이재수, 조선사연구회, 2000
1차 작성자 : 하창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