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년 경주(慶州) 옥산서원(玉山書院) 사림(士林) 첩정(牒呈)
1883년 9월 30일 옥산서원 사림들이 신향들의 무단행위에 대하여 경주부윤에게 보고하는 문보이다. 이를 보면 오후에 수십 명이 비를 무릅쓰고 서원으로 왔으나 진창에 건너와야 하는데 기세 상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워 모두 창리에 머물고 재임과 하인 두 사람만 곧장 서원의 문에 당도하였다. 그런데 신유들이 무리를 모아 서원의 문을 먼저 점거하고, 굳게 잠가 거부하여 들이지 않기를 마지않았다. 급히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통지하고, 여러 사람들이 뒤따라 이르렀지만 또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음식을 이바지하는 것을 금하여 주인이 감히 음식을 만들어 베풀 수 없었다. 밤이 깊은 후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기에 서원의 마을에 있는 혈족의 사람 집에서 밥을 지었다. 그런데 굶주린 배를 채울 쯤에 저들 수십 명이 마당 집안의 뜰로 난입하여 그릇을 부수어 음식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였다. 저들의 날뜀이 꺼리는 것이 없고, 막되고 괴악함이 이러한 지경에 이른 것은 바로 상도를 어지럽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곧장 밤에 관청에 공문을 올렸던 것이다. 이에 부윤은 예를 다하여 사양하고 서로 공경해야 할 처지에 이런 정당하지 못한 행위가 있으니, 또한 어찌 선비의 행실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심히 놀라고 탄식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에 마땅히 조사하여 처리하는 도리가 있을 것이라고 판결하였다.
『조선후기 서원연구』, 이수환, 일조각, 2001
「18~19세기 慶州 玉山書院 院任職을 둘러싼 嫡庶간의 鄕戰」, 『古文書硏究』16·17, 이수환, 韓國古文書學會, 2000
『옥원사실(玉院事實)』, 경주 여주이씨 무첨당 소장
1차 작성자 : 이병훈,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