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6년 등서한 현풍현(玄風縣) 향안설립초정규등초(鄕案設立初定規謄草)
자료의 내용
도동서원에 소장된 본 자료는 慶尙道 玄風縣의 鄕廳에서 제 규정을 정비하여 만든 鄕案 규정을 1786년 謄書한 것이다. 현풍향교에도 동일한 문서가 존재하는데 韓末 향청 혁파 후 현풍의 首院 도동서원과 관학인 현풍향교로 이관한 것으로 보인다.
‘鄕案設立初定規謄草’는 23개조로 구성된 조항으로 주로 향안의 입록 자격과 운영 등에 관련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현풍현에서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향안 座目이 1621년인 것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제정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록된 23개조 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一. 座目을 塡書 할 때 父, 祖, 外祖, 妻父에게 不恭한 자는 이전과 같이 塡書하지 말 것.
一. 좌목을 작성할 때, 향소는 문서를 내어 고을에 알릴 것이며, 15員 이상의 鄕員이 모이면 쓰되,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立議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削籍할 것.
一. 鄕任을 擬望할 때에는 향소가 고을에 알리고, 5원 이상이 모여 可否가 통가되면 備望하되, 立議를 따르지 않는 자는 損徒할 것.
一. 鄕中에서 可否를 논할 때, 每員이 추첨을 해 많은 것을 따를 것.
一. 지금부터 좌목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향임으로 의망하지 말 것.
一. 좌수는 40세, 별감은 30세 이상으로 擬望할 것.
一. 향임이 된 사람의 임기는 1년이되, 넘어서게 되면 회유하여 교체 할 것.
一. 徭役에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一鄕이 모여 가볍고 무거움을 쫓아 관에 알려 벌을 주되, 座目人을 향임에 擬望하지 말 것.
一. 수령한테 오만하게 굴고, 下吏에게 위세로 제어하려는 자는 가벼울 경우 削籍하고, 무거울 경우 出鄕시킬 것.
一. 同列에 있는 사람을 허위로 모함하는 자는 가벼울 경우 削籍하고, 무거울 경우 損徒할 것.
一. 下吏와 서로 결탁하여 徭役의 회피를 엿보는 자는 무거울 경우 削籍하고, 가벼울 경우 損徒할 것.
一. 천한 자로 貴人을 능멸하거나 어린 자로 어른을 능멸하는 자는 모두가 官에 알려 죄를 다스릴 것.
一. 일찍이 座首를 지낸 人員을 賤任에 擬望하지 말 것.
一. 元惡한 향리를 公事 때 비호하고 덮어주는 자는 영원히 削籍할 것.
一. 수령을 干謁하여 아첨을 떨어 백성들에게 폐를 끼치는 자는 무거울 경우 削籍하고, 가벼울 경우 損徒할 것.
一. 모여서 公事를 의논할 때, 죄를 입은 사람이 고의적으로 다른 일을 거론하여 혐의를 가져와 原本의 죄를 심하게 서로 다투는 자는 한 등급의 죄를 더 줄 것.
一. 損徒된 사람은 무리의 끝에서 수행하되, 행동거지가 고우면 예를 다해 불러 자리를 허락할 것.
一. 損徒된 사람은 鄕任에 擬望하지 말 것.
一. 應貢과 賦役을 分定할 때에 鄕所는 一鄕에 알려 모여 의논한 뒤 定奪하되, 苦歇을 잘 分揀하여 치우침이 없게 할 것.
一. 人吏와 民夫 등의 戶役은 古規가 예전부터 있었으니, 이것에 의거하여 遵行하도록 하며, 부득이 서로 推移를 해야 하는 것과 크고 작은 民瘼은 鄕所가 들은 바에 따라 一鄕에 알려 논의해 일절 혁거 할 것.
一. 元惡鄕吏와 用事書員은 법에 의거해 적발한 뒤 처벌하되 절대 너그럽게 하지 말 것.
一. 무릇 下吏의 侤音과 一鄕의 記過는 나중에 문서를 고찰하기 위함이니, 향소는 문서를 着名한 후 밀봉하여 교체 할 때에 일일이 交付하되, 만약 살펴보고 閪失된 것이 있으면 次知는 영원히 損徒할 것.
조선후기 현풍현의 향안 운영의 사례를 볼 수 있는 자료이다. 향안 入錄을 매개로 향촌 주도권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며, 이른바 新鄕이라 불리는 세력들은 향안 入錄을 도모함으로써 鄕權에 간여하려 했던 것이다. 이에 기존의 재지사족들은 가급적 향안을 배타적으로 운영해 나감과 동시에, 향안의 제 규정을 통해 吏胥層을 비롯한 하층민을 통제하는 제 규정들을 제정하였다. 이에 본 규정에서도 향안 입록을 둘러 싼 규정, 입록 자격, 이서층과 하층민의 통제 규정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道東書院誌』,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편, 영남대학교 출판부, 1997
『朝鮮後期 書院硏究』, 이수환, 일조각, 2001
1차 작성자 : 이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