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작성된 함창향교(咸昌鄕校) 교임록(校任錄)
자료의 내용
조선시대 향교에는 운영을 총괄하고 담당했던 직임 즉 교임(校任)이 존재했는데 바로 그 명부가 교임록이다. 현재 함창향교에 현전하는 교임록은 모두 14책으로 그 명칭을 청금임록(靑衿任錄)・임원록(任員錄)・향교임안(鄕校任案)으로 쓰고 있다. 고종 연간에 들어오면서 교임록이지만 청금록이라는 이름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교임의 명칭과 직제는 지역마다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교장(校長)・장의(掌議)・색장(色掌)을 두었는데 남부지방에서는 수임을 도유사(都有司)로 명칭 했다. 도유사 선출은 대체로 봄의 석전제(釋奠祭) 종료 후 헌관(獻官)과 유림들이 천거로 수령에게 삼망(三望)하여 택임하는 방법을 취했고, 장의와 색장은 도유사의 천거로 삼망하고 관의 택임을 받는 형태를 취했다. 함창향교도 이러한 방식을 따랐을 것으로 판단된다.
함창향교의 명칭과 직제는 수임(首任)은 상재(上齋)・도유사, 차임(次任)은 장의, 말임(末任)은 유사(有司)・재임(齋任)・재유사(齋有司) 등으로 불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자료는 14책 가운데 하나로 작성연대 갑신(甲申) 4월로 기재되어 있는데 정확한 작성연대는 미상이나 19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본 임원록(任員錄)의 수록 명수는 총 73명이다. 표제에는 향교임안으로 되어있고, 좌목에는 직책・성명・간지(干支)・개명(改名) 등에 관한 사항을 기재해 두고 있다. 교임의 체제에 있어서는 도유사 1명, 장의 1명, 재임 1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도유사는 향교운영의 총책임자로 향중의 명망 있는 인사가 장의와 유사는 도유사를 보조하는 유생들이었다.
먼저 함창향교 도유사를 역임한 인물은 21명이며, 중복 포함하여 성씨별로 나누어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채씨 6명, 이씨 5명, 권씨 4명, 남씨 3명, 강씨 2명, 류씨 1명 순이다.
좌목에는 본관이 기입되어 있지 않아 입록자의 성관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지만 주요 인물과 함창 지역 지리지 자료를 살펴보았을 때 채씨는 인천채씨, 이씨는 월성・전주이씨, 권씨는 안동권씨, 남씨는 의령남씨, 강・류씨는 진주강・류씨 등의 가문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9세기 초 함창향교 도유사를 역임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가문 출신으로 추측 할 수 있다.
함창향교 차임인 장의를 역임한 24명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살펴보자. 중복 포함하여 성씨별로 나누어 분류하면 채·신씨 각 6명, 남씨 5명, 이씨 4명, 권씨 2명, 류씨 1명 순이다. 위의 도유사 가문 성씨들과 비슷하다.
마지막 말임인 유사・재임을 역임한 28명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중복 포함하여 성씨별로 나누어 분류하면, 채씨 7명, 남씨 6명, 신·이씨 4명, 권씨 3명, 곽·김·손·정씨 각 1명 순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조선후기 함창 향촌사회를 주도했던 월성・전주이씨, 인천채씨, 의령남씨, 평산신씨의 가문 비중이 높다. 이들 가문이 19세기 초반 함창향교의 교임직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교임록 수록 인물 가운데 향안과 청금록에도 중복 입록자들이 다수가 확인된다. 이러한 사실은 청금록과 향안 및 교안이 독립적으로 작성·운영된 것이 아니라 모두 양반사족의 권위를 상징하는 명부로 기능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함창향교 교임은 향교 운영을 주도하던 함창의 재지사족층 이었다.
자료적 가치
함창향교 교임록은 19세기 초반 함창향교의 인적구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이를 통해 당시 교임록 현황과 주도 가문을 파악할 수 있으며 다른 안(案)과 비교를 통해 함창의 향촌사회 내 사족의 동향과 향교와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또한 향교의 주도 가문이 큰 변화가 없던 것은 조선후기 함창지역에는 유력한 서원이 없었던 관계로 재지사족들은 향교를 중심으로 그 기반을 유지했음을 본 자료가 일정정도 증명하고 있다.
『慶北鄕校誌』,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영남대출판부, 1991
『慶北鄕校資料集成』,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영남대출판부, 1992
『韓國의 鄕校 硏究』, 강대민, 경성대출판부, 1992
『朝鮮後期 鄕校 硏究』, 윤희면, 일조각, 1991
『咸昌鄕校誌』, 함창향교, 2010
『尙州市史』, 상주시, 2010
1차 작성자 : 채광수,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