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향교(高靈鄕校)의 『노유안』(老儒案)은 조선시대 고령향교를 출입하던 유생(儒生) 가운데 원로(元老)들을 따로이 기록한 것 일종의 명부로 총 28명이 입록되어 있다. 갑진년(甲辰年) 6월 작성된 것으로 정확한 연대추정은 어렵지만 18세기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향교를 출입하던 생도(生徒)의 명부는 그들의 신분에 따라 구분되어 작성되었다. 일반적으로 양반사족들은 그들 스스로 유생(儒生) 또는 청금유생(靑衿儒生)이 칭하며 유안(儒案) 또는 청금록(靑衿錄)이라는 그들만의 명부를 따로이 작성하였으며 이외의 일반 평민 또는 서얼층은 교생(校生)이 불리며 그들의 명부는 교안(校案)이라 하였다. 『노유안』은 원로 유생을 기록한 것으로 즉, 양반사족들의 명부라 할 수 있다. 비록 일부 자료의 탈락이 있지만, 『노유안』은 조선시대 고령향교의 인적구성을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로 그 가치가 높다.

이 자료는 甲辰年 6月 高靈鄕校에서 작성된 『老儒案』이다. 『노유안』은 고령향교를 출입하던 儒生 가운데 元老 들을 기록한 것으로 일종의 명부라 할 수 있다. 본 자료 외에도 『노유안』이라는 명칭으로 총 3건이 현전하고 있으며 본 자료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작성연대를 기록한 후 老儒의 성명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縣監의 手決이 있다. 작성연대의 경우 갑진이라는 기록만이 있기에 정확한 연대추정은 어렵지만 일부 입록인이 『司馬榜目』에서 합격자의 가족으로 확인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18세기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입록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총 입록인은 28명이다. 그리고 자료의 탈락으로 인해 입록인 가운데 4명의 성씨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확인이 불가능한 4명의 경우를 제외한 성씨별 입록현황을 살펴보면, 金氏 3명, 崔氏 3명, 權氏 2명, 柳氏 2명, 朴氏 2명, 宋氏 2명, 申氏 2명, 許氏 2명, 李氏 2명, 呂氏 1명, 全氏 1명, 鄭氏 1명, 魯氏 1명이 입록되어 있다.

조선후기 중서층을 비롯한 무자격자의 향교진출이 광범위해지고 이들에 대한 통제책인 校生考講이 양반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되자 종래의 양반사족들은 考講을 회피함과 동시에 그들의 향교에서의 신분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만의 명부인 儒案, 또는 靑衿錄을 작성하였다. 즉, 유안·청금록 등은 양반사족의 案인 것이다. 고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양반사족들은 그들만의 명부인 유안을 작성하였으며 유안 입록인 가운데 원로 유생의 案을 따로이 작성하였다. 『노유안』이 그것으로 이는 곧 고령지역 양반사족의 명부인 것이다.

실제 본 자료를 포함한 3건의 『노유안』에서 입록 우위를 보이는 성씨인 金, 李, 宋, 崔, 權氏 등은 또 다른 고령사족의 명부인 『高靈鄕案』의 입록에서도 우위를 보이는 성씨들로서 두 안 모두 동일한 성씨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이들 성씨가 향교의 출입 및 운영, 향안 작성 등을 통해 고령 사족사회를 주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고령향교에는 『노유안』을 비롯하여 『高靈鄕案』, 각종 契案 등이 소장되어 있다. 이 가운데 조선시대 고령향교의 가장 직접적인 인적구성을 보여주는 자료는 본 자료인 『노유안』이 유일하다. 비록 일부 내용이 탈락되어 자료로서의 한계성은 있으나 고령향교의 인적구성을 일부나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鄕案 등의 다른 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고령지역 유력사족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