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慶尙道) 신녕현(新寧縣) 신녕향교(新寧鄕校) 『고왕록(考往錄)』의 1883년 기록이다. 신녕향교 『고왕록』은 1744년부터 1914년 고을이 경상북도(慶尙北道) 영천군(永川郡)에 편입될 때까지 기록된 것인데, 1744년 이전 기록은 흩어져 있는 유문(遺文)과 간략한 사적만 정리해서 수록해 놓았다.

본 자료에는 1883년에 있었던 향교 건물 보수와 문묘(文廟) 배향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중 문묘 배향은 조헌(趙憲)과 김집(金集)을 배향하는 것이었다. 신녕향교에도 두 사람의 위패를 의절(儀節)에 맞추어 배향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주목할 점은 이때 비용이 유호전(幼戶錢)에서 집행되었다는 것이다. 유호전은 유전(儒錢)이라고도 하는데, 향교 재정이 부족하거나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지역 사족들에게 반강제적으로 거두어들이는 일종의 기부금이다. 유전은 조선후기 향교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 중 하나였다.

慶尙道 新寧縣 新寧鄕校 『考往錄』에 수록된 1883년의 기록이다. 신녕향교 『고왕록』은 1744년부터 1914년 고을이 慶尙北道 永川郡에 편입될 때까지 작성되었다. 다만 1744년 이전의 향교 이력은 종전의 『고왕록』이 유실된 까닭에, 당시까지 남겨져 있던 각종 遺文과 간략한 사적만을 수록해 놓았다.

본 자료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향교 앞 紅箭門 가운데가 전복되었으나, 20년이 지나도록 미처 중건하지 못하니, 이는 士林들의 책임이다. 더구나 明倫堂과 西齋의 窓壁도 퇴락되었으며, 冊庫와 祭器庫도 기울고 훼손되어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1883년 6월, 큰 가뭄을 만났다. 이때 新寧縣監 宋益老가 탄식하며 14회에 걸쳐 祈雨祭를 거행하였다. 8월 초3일에야 큰 비가 내렸지만, 흉년을 면할 수가 없었다. 浮費를 計會하니, 70餘緡에 이르렀다. 이 중 20緡은 齋任이 담당하고, 50緡은 齋有司 崔甲德이 내게 하여 홍전문·명륜당·책고·제기고를 함께 보수하였다.

그 해 11월 趙憲과 金集이 文廟에 배향되었다. 이에 位版은 栗木으로 제작하였다. 香祝이 도착하여, 12월 20일 祭器를 儀節에 맞추어 준비하였다. 一鄕의 儒林들이 논의하여 비용은 幼戶錢에서 마련하였다. 1883년 신녕현감은 송익로, 都有司는 丁哲昊, 掌議는 成遂永과 權弼洛이 맡고 있었다.

조선후기 향교 운영의 일면을 살펴 볼 수 있는 자료다. 특히 幼戶錢이 주목된다. 幼戶錢은 향교 幼學에게 반강제적으로 징수하는 일종의 기부금이다. 儒錢이라고도 불리는데 향교의 재정이 부족하거나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징수되었다. 향교가 官學임과 동시에 재지사족들의 자치 기구를 겸하고 있었기에, 고을 사족들을 대상으로 한 유전 징수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유전은 조선후기 향교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