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4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여지는 시향록이다. 이것은 향안과 같은 성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풍기를 지역별로 구분하여 총 12개 지역 157명의 향원을 인명과 자호, 생년간지를 연령순으로 기록하고 있는 양식으로 작성되었다.

1724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여지는 時鄕錄이다. 시향록에 대한 일반적인 사례를 찾아 직접적으로 비교할 현전하는 고문서가 없어 이 문서가 나타내는 명확한 의의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입록되어 있는 인물들의 양상이나 풍기향교에 소장된 여타의 고문서 중 향안이나 교생안, 선생안 등과 중첩되는 인물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향안과 같은 성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뿐만 아니라 기재 형식 등을 통해서도 향안의 내용을 지역별로 구분하여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향안은 조선시대 지방자치 행정기구라 할 수 있는 유향소의 구성원 명단을 일컫는 것이다. 조선시대 각 고을의 유력한 양반들은 유향소를 중심으로 자치규약을 제정하고, 수령이 있는 관청과 협조 또는 견제해가며 자신들과 고을의 이익을 반영해 나갔다. 아울러 그들만의 명부를 작성하였는데 이를 향안이라 하였다. 즉, 유향소 운영에 참여하고 향안에 입록되었다는 것은 해당 고을의 유력한 사족임을 표방하는 것이기에, 조선시대 양반들은 향안 작성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향안 입록을 통해 유향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음과 동시에,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유력한 양반임을 표방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 양반들은 향안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다분히 노력하였던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양반이라 자칭하여 모두 향안에 입록할 수는 없었다. 그 지방에 있는 유력인사, 즉 향대부들로서 품조가 뛰어난 이들, 즉 세족, 현족, 우족 등으로 불리우는 향중사류들의 명부임을 알 수 있다. 향중사류란 품관, 즉 유향품관으로서 고려 말 각종 軍功으로 첨설직을 받았던 중앙관인층이 조선건국과 함께 대거 귀향조치가 단행되자, 본관지에 세거하면서 견고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그 지방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해 나간 계층을 말한다. 재지지주로서 강한 토호적 성격을 띄게 되는 이들은 재지사족, 혹은 토성양반들로서 一鄕의 기강확립과 민속 교화를 담당하는 세족으로 발전해 나갔는데 ‘세족’이란 문벌과 지벌을 갖춘 사족이란 의미로, 여기에는 토성에서 상경종사하였다가 낙향한 가문, 토성에서 재지사족으로 성장한 가문, 타지역 출신으로 이주하여 벼슬, 학문, 덕행을 갖춘 가문들로서 이들이 바로 향안에 입록될 수 있는 계층들이었다. 그렇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향안 입록자의 신분적, 사회적 입지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본 문서에서는 향안 입록자에 대한 관직이나 품관, 직위 등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으나 문서가 작성될 18세기에는 이미 향안 작성에 대한 일반적인 경향성이 초창기의 그것과 많은 괴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7세기에 접어들면서 향안입록자들의 품관이나 품계, 직위 등에 관한 기록의 유형은 유학 및 생원, 진사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사림들의 관직과 유리되는 현상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으나, 점차 재지사족의 기득권이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에게로 잠식되고 있는 것과 불리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유향소를 설치하고 향원의 명단을 기록하여 향촌사회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향안작성이 시간이 흐름에 있어 신분계층의 와해와 지배질서의 붕괴 등으로 말미암아 그 엄격한 체제가 와해되었기 때문이다.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재지사족의 중앙 진출은 점차 줄어들게 되었고 仁祖反正 이후에는 중앙권력의 閥閱化가 가속화되면서 재지사족은 정권에서 점차 소외되어 갔다. 이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관료출신의 향안입록자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본 문서 또한 이러한 향안작성의 대체적인 분위기와 크게 분리되어 작성되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더 이상 입록자의 품관 등에 관한 사항은 크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거나, 지역적 구분으로 말미암아 문서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서 작성 시기가 18세기 초, 중반이고 풍기의 여타의 향안 등에 나타나는 보편적 향안작성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하겠다.

풍기를 지역별로 구분하여 총 12개 지역 157명의 향원을 인명과 자호, 생년간지를 연령순으로 기록하고 있는 양식으로 작성되었다. 가장 많은 입록자가 있는 지역은 西部로 32명이 등재되어 있고, 이어 大龍山 22명, 東元 19명, 浮石 14명, 大平·牲峴 각 13명, 東村 12명, 內竹 11명, 奴佐里 7명, 臥龍 6명, 道干 5명, 殷豊 3명 순이다. 문서 말미에 연대간지로 인해 1724년 12월 20일에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8세기 초반에 작성된 문서로 향안과 같은 양식으로 작성되었는데, 지역별로 구분하여 향원의 인명과 기초사항을 기록한 것으로 풍기향교에 소장되어 있는 여타의 면분류 형식의 문서와 비교하여 시기별로 향안 입록자의 추이와 풍기지역 내에서의 재지사족의 거주양상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라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면분류로 작성된 총 8건의 문서가 대부분 18세기 초, 중반에 집중되어 있어 짧은 기간이지만 비교적 상세히 입록자의 경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