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묘년 7월부터 경신년 2월 1일까지 합철된 교육 모임의 인명부인 《강학소계안》이다. 작성의 형식은 여타의 향안과 마찬가지로 각 면별, 동리별로 구분하여 강학소에 참여한 인물의 인명, 생년, 자호 등을 인물의 연령 순서대로 기입하고 있으며, 간혹 본관을 부기하고 있다. 본 문서는 상, 하로 구분되어 있는 것 중 상의 문서로 서부면을 시작으로 교촌, 운전 등지의 강학소 참여 인물들이 기록되어 있다.

乙卯년 7월부터 庚申년 2월 1일까지 합철된 교육 모임의 인명부인 《講學所契案》이다. 문서 서두에 을묘년이라 기입하였으나, 지역별, 서원별로 구분지어 작성하다가 다시금 중첩되는 지역 및 서원의 인명이 추록되는 것으로 보아 을묘년 이후의 시점에 새로 작성되어 최초의 작성 시기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작성의 형식은 여타의 향안과 마찬가지로 각 면별, 동리별로 구분하여 강학소에 참여한 인물의 인명, 생년, 자호 등을 인물의 연령 순서대로 기입하고 있으며, 간혹 본관을 부기하고 있다. 본 문서는 상, 하로 구분되어 있는 것 중 상의 문서로 郁陽書院, 紹修書院을 비롯하여 교촌, 운전, 산법, 백곡, 일원, 입암, 동촌동, 생현면, 내줄, 봉암, 용산, 노좌리면, 이전, 하촌, 천동, 두동, 전고 등지의 강학소 참여 인물들이 기록되어 있다.

양반은 조선의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를 선도하는 계층으로 성리학을 기반으로 그들의 체제와 문화를 형성하였고 이를 위해 교육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스스로 ‘士’라고 자부하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 儒學的 소양을 함양하면서도 신분적 위치를 확고해 함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성균관과 향교로 대변되는 官學과 양반들의 주도에 의해 마련된 사적 교육기관을 통해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향교는 장차 교육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조선초기부터 관학을 육성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과거를 통해 인재를 뽑아 쓰는 것에 중점을 둔 국가정책은 향교교육에 대한 나라의 관심과 배려가 소홀해지는 결과로 이어졌고, 지방으로 파견한 敎授, 訓導 등은 閑職이라 하여 문관들의 회피대상이 되었으며 결국 자격이 없는 자들이 敎官이 되는 경향이 늘어 향교교육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교육 자체를 저해하였다. 이후 꾸준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교의 교육적 기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지방의 士族에 의한 興學 정책이 시행되기도 하였다. 교육을 담당하는 면훈장, 도훈장도 사족으로 하여 사회체제를 양반사족중심으로 재확립하고자 한 것이다. 《강학소계안》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작성된 것으로 사족들은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의 기득권과 신분적 위계를 확인하는 것이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강학은 유교 경전을 교육하는 활동으로서 향사와 더불어 주요한 활동이었다. 이러한 활동은 일찍부터 사림들로부터 가족이나 친족, 지역 연고자들 간에 師弟 관계를 맺고 會講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은 사찰이나 書堂, 精舍 등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다분히 구성원들의 자치에 의해 운영되고, 의견이 결정되는 성격의 강학 활동이었다.

이 문서에서는 강학의 활동 방식에 대한 것이 언급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사항은 알 수 없다. 다만 강학소가 실질적인 장소를 통해 강회를 실시하고 강회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모임에 참석한 인물들의 일면만을 적기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본 문서가 講會를 통한 향촌사회를 교화하고 성리학적 규범을 확고히 한다거나, 會講을 통한 성리학 이론의 심층적 이해나 개인의 德性의 함양을 보여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향촌사회의 교육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이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향사와 더불어 지방 재지사족들의 주요한 활동 중의 하나인 강학에 참여한 인물들을 기록한 자료로서 풍기지역의 사족들의 교류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전하고 있는 풍기지역의 각종 문서와 더불어 당시의 사족간의 인적교류를 설명해 줄 뿐 아니라 여타의 기록에서 나타나지 않던 본관 등에 대한 부기 사항이 첨부되어 있어 성관의 요소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첨록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본관의 기록 등이 풍기지역의 사족의 변화양상을 단면적이나마 보여주고 있어 중요한 자료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