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慶尙道 玄風縣의 玄風縣監으로 있던 李廷斗가 玄風鄕校에서 『小學』 考講을 실시하며 작성한 記文
事績錄 玄風鄕校
자료의 내용
1865년 1월 慶尙道 玄風縣의 수령으로 있던 李廷斗가 작성한 記文이다. 본 자료는 1914년 慶尙北道 達城郡으로 편입된 玄風鄕校에서, 1990년 필사본으로 간행한 『事績錄』에 수록되어 있다. 『事績錄』은 1758년부터 1990년까지 현풍향교 운영과 관련해서 작성된 각종 글들과 문서 등을 엮어 놓은 것이다. 1865년의 「鄕校小學講式記」는 그 중에서 아홉 번째로 수록되어 있다.
「鄕校小學講式記」를 작성한 이정두는 1864년 玄風縣監으로 부임한 인물로, 현풍향교에서 『小學』 考講을 실시하며, 본 記文을 작성하였다. 記文에서는 우리나라 여러 先賢들의 행적을 들며 『小學』을 공부해야 되는 이유와 그것을 考講하는 당위성을 언급해 놓았다. 특히 이정두 본인의 현조인 李琯(1518~1577)과 李幼洙(1591~1656)의 행적을 중점적으로 거론하며, 은연중에 家學의 淵源을 자부하고 있다. 기문에서는 먼저 지난 明宗과 宣祖 연간에 활동했던 유학자이자 자신의 현조인 李琯의 업적을 거론하였다. 李琯이 서울 鑄字洞에 학교를 설치하고 六經을 강의했는데, 그 중에서도 『小學』을 가장 우선으로 삼아, 從遊하던 300여 인에 달하던 선비들이 李琯를 宗室의 孔孟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또한 李琯는 어려서부터 李深源의 堂姪인 李仲虎와 執友하며 만년에는 李滉을 私淑했다고 한다. 또한 자손들에게 명을 내려 金誠一, 柳成龍과 ‘道義之交’를 맺게 했다며, 家學의 淵源을 거론한 뒤, 李琯가 今世의 師道를 지킨 인물이라고 평가한 李瀷의 말을 인용해 놓았다. 이어 金宏弼이 『小學』을 법도로 삼으니, 이어 趙光祖, 李彦迪, 李滉, 柳成龍, 그리고 李仲虎도 여기서 자신들의 학문이 비롯되었다며, 『小學』 강학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李琯가 평소 처신을 함에 『小學』와 『家禮』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許曄의 칭송을 인용하며, 李琯의 학문적 업적과 연원을 기리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지금 현풍향교에서 春場을 실시함에 오랫동안 『小學』의 試講이 폐지된 것을 개탄하였다. 현풍은 金宏弼이 倡學했던 고을임에도 불구하고 『小學』의 考講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장차 엄정하게 『小學』을 考講하여 句讀文義에 透徹하지 못한 자는 赴擧를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어 자신의 현조인 李幼洙가 昌平縣令을 역임할 때에 興學과 인재 양성을 급선무로 하니, 儒化가 大成하여 士民이 서로 稱賀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의 儒化가 一國이 아닌 一邑에 미친 것이 아쉽다는 權大載의 말을 인용해 놓았다. 자신이 興學에 힘썼던 李儒洙의 자손이기 때문에 수령이 된 지금, 그 전통을 계승하여 『小學』을 考講함이 마땅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며, 기문을 마무리 하고 있다. 한편, 『事績錄』의 본 자료 앞에는 1864년 「鄕校倡學記」가 수록되어 있는데, 역시 이정두가 작성한 기문이다. 해당 기문에는 1865년 봄 『小學』 考講 실시를 예고하고 있어, 考講의 경위를 살펴보는데 참고가 된다.
자료적 가치
조선후기 향교 강학 활동의 사례를 확인 할 수 있는 자료다. 향교는 지방의 공립교육기관으로 향교 활성화는 수령 考課 중 興學과 관련된 것이기에, 뜻있는 수령들은 향교 운영 개선과 강학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본 자료에서 현풍현감 이정두가 제시한 현풍향교에서의 『小學』 考講도 그러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자료 본문에서 이정두는 현풍향교에서의 考講이 오랫동안 중지되었음을 개탄하고 있다. 이는 조선후기 향교에서의 강학 활동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었음을 반영한다. 避役이나 신분상승을 도모하는 부류들이 향교에 投託하여, 강학 활동이 무색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또는 지방관의 노력으로 投託한 校生을 軍役에 충당시켜 강학 장소로서의 본질을 회복시키려 했는데, 현풍현감 이정두가 『小學』 考講에서 透徹하지 못한 자를 赴擧하지 못하게 한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朝鮮後期鄕校硏究』, 尹熙勉, 一潮閣, 1990
『慶北鄕校誌』,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慶尙北道, 1991
『慶北鄕校資料集成』(Ⅰ),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嶺南大學校 出版部, 1992
『韓國의 鄕校硏究』, 姜大敏, 慶星大學校 出版部, 1992
1차 작성자 : 이광우, 2차 작성자 : 이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