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해년(乙亥年) 영양향교(英陽鄕校) 향중완의절목(鄕中完議節目)
을해년 2월 4일, 영양 영양향교의 향회원로들이 향중에서 모여, 영양향교의 경비지출에 관한 절감방안과 집강 선출방법등을 규정한 향중완의절목이다. 18세기 이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향교는 자체의 재정과 경비로 향중의 일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경비부족, 즉 재정난에 시달린다. 가령 선비들의 공부를 권장하는 흥학(興學)은 향교의 가장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였지만, 이 당시 영양 영양향교는 흥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재정마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18세기 초에는 따로 흥학의 기능을 실행하기 위한 양사청(養士廳)을 별도의 경비를 마련하여 세우기도 하였다. 이처럼 향교의 흥학기능을 별도의 재정기반을 가진 학당에 위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양 영양향교의 재정형편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심지어 가장 중요한 향교의 임무인 봄 가을 향사(享祠)의 비용마저 대기가 버거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꼭 영양 영양향교의 문제만은 아니었지만, 워낙 벽지에 위치하여 고을의 살림살이가 풍부하지 못한 영양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재정상의 문제가 더욱 심각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향중의 원로들이 모여서 회의를 열고, 어떻게 하면 제대로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지, 향교의 책임자인 집강을 뽑는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만든 조목들이 본 향중완의절목이다. 본 절목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집강의 교체는 3명의 후보를 천거하여 그 중에서 뽑되, 전임임원을 참석시키도록 하며, 만일 현재 향교의 임원이 모두 공석일 경우는 임원 다음 가는 자가 전임 임원의 집을 방문하여 추천을 받아 임원을 뽑고, 향중의 일은 자문을 받아서 처리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둘째는 향교의 경비에 관한 부분인데, 근자에 영양 영양향교는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조전(求助錢) 및 재복(齋服)의 작성 등도 가능하면 돈으로 대납하거나 향중에서 관하전(冠下錢)을 내어 처리하게 한다는 것이다. 기타 향중의 임원에게는 과거보러 갈 때, 과거경비를 보조하는 것이 상례였으나, 이 역시 축소하여 임원의 경우에만 약간의 경비를 보조하는 것으로 그친다는 것이다. 이상의 내역으로 살펴볼 때, 조선시대 후기 영양 영양향교는 여타 향교처럼 재정난에 시달려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慶北鄕校資料集成(Ⅰ)』,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嶺南大學校出版部, 1992
『慶北鄕校誌』,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경상북도, 1991
남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