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년 慶尙道淸道郡 留鄕所에서 작성된 鄕案으로 鄕員 36명을 수록
鄕案
[내용 및 특징]
慶尙道淸道郡에서 萬曆 38년(1610) 5월에 작성된 鄕案이다. 청도에서는 조선중기 이래 향안이 작성되어 왔으며, 지금까지 대략 9종의 향안이 淸道鄕校에 소장되어 왔었다. 가장 오래된 향안은 1599년의 것이며, 특히 17세기 전반기에 작성된 향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본 자료는 그 중에서도 1610년에 작성된 향안이다. 한편, 그간 청도에서 작성된 향안은 『淸道鄕案正名錄』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자는 1911년 청도향교에서 간행한 것으로, 조선중기 이래 청도 지역의 향안 작성 추이와 입록자의 현황을 파악 할 수 있는 자료이다.
1610년 향안 입록자는 金遇錘 이하 36명이다. 이전에 입록되었던 鄕員 중 당대에도 鄕員으로 현존했던 인물과 새로 追入된 인물들을 엮어 놓은 것이다. 한 해 전인 1609년의 향안과 비교한다면, 이전 입록자 4명이 확인되지 않는 대신, 11명의 새로운 입록자가 더 확인되어, 향원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본 향안은 전해지는 청도 지역 향안 중 네 번째 것으로, 이전에 작성된 향안 보다 많은 수의 鄕員을 수록하고 있다. 1599년 이래 지속적으로 향원의 수가 확대되는 추세였던 것이다. 좌목은 입록자의 官職이나 職役, 그리고 사족들에게 부여되는 특수 兵種을 먼저 기재한 뒤, 성명을 아래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입록자 가운데는 성명 위에 ‘仙’이라 부기된 자가 28명이다. 훗날 어느 시점에 향안을 상고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자를 부기한 듯하다. 향안에는 削籍 흔적도 두 군데 확인되는데, 削籍 사유는 밝혀 놓지 않고 있다. 削籍된 인물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1609년에 작성된 향안과 비슷하게 성명이 기재되었다고 가정한다면, 幼學 蔣思孝와 忠義衛 李潛이 削籍된 것으로 추정된다.
입록자 36명을 성씨별로 나열하면 朴氏 13명, 李氏 12명, 金氏 3명, 閔氏, 崔氏 각 2명, 高氏, 芮氏, 元氏, 趙氏 각 1명 순이다. 좌목 말미에는 鄕任으로 당대 향원 중 座首와 別監을 맞고 있던 인사들의 성씨와 署押이 기재되어 있다. 당시 座首는 1명으로 朴氏였으며, 別監은 2명으로 李氏와 芮氏이다. 이중 서압은 좌수와 별감 芮氏의 것만 확인된다. 이상 입록된 자들의 성관을 나열하면 固城李氏, 密陽朴氏, 慶州李氏, 載寧李氏, 淸道金氏, 金海金氏, 驪興閔氏, 竹山朴氏, 原州元氏 등이다. 각종 邑誌에 기재되어 있는 청도 지역의 土姓보다 타 고을 이주 성관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입록자를 官職이나 職役, 그리고 兵種 등으로 분류하면, 幼學 16명, 忠義衛 6명, 奉事 4명, 參奉, 僉正 각 2명, 息城君, 郡守, 縣監, 萬戶, 同知, 進士 각 1명 순으로 나타난다. 그중 息城君으로 명기된 인물은 李雲龍이다. 이운룡은 임란 의병장 출신으로 1604년에 宣撫三等功臣에 錄勳되어 息城君에 봉해졌던 인물이다. 앞선 3종의 향안에도 모두 수록되어 있는데, 1599년과 1600년의 향안에는 水使로 입록되어 있다. 한편, 향안 입록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단연 幼學이다. 총 16명으로 전체 입록자 중 45%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전체적으로 전대에 비해서는 높으며, 후대의 향안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17세기 전후는 재지사족 중심의 향촌지배질서 정립과 더불어 그들의 官路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따라서 적지 않은 관직 역임자가 향안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들의 입록은 곧 향촌사회에서의 향안 권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자료적 가치]
조선시대 향안 작성의 추이와 17세기 초반 청도 지역 재지사족의 동향을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조선중기 이래 재지사족들은 향촌사회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표방할 수 있는 각종 조직을 운영해 왔는데, 그 중 하나가 留鄕所 운영이었다. 유향소는 조선시대 사족 중심의 지방자치행정기구로 그 구성원을 鄕員이라 했으며, 이들의 명부가 바로 鄕案이었다. 아울러 재지사족들은 16세기 중반 이후 향촌사회에 鄕約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것을 유향소의 제 규정인 鄕規와 접목시켜 실시해 나갔다. 그럼으로써 그들 주도의 향촌지배질서에 대한 성리학적 명분을 보장받으려 했던 것이다. 또한 그 구성원 명부인 鄕案을 배타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지역 사회에서의 견고한 위치를 유지하려 했다.
경상도 청도 지역에서 재지사족 주도의 유향소가 운영된 것은 16세기 무렵부터라 생각되며, 향안은 1599년 것부터 확인된다. 청도 지역의 향안은 임란 직후부터 17세기 전반기에 집중적으로 작성되었는데, 이때의 향안 작성은 전란 직후 피폐해진 향촌사회 복구 사업과 맞물려 진행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향안의 정비를 통해 사족 중심의 향촌질서를 복구 및 유지하려 했던 것이다. 따라서 본 향안에 수록된 인사들은 당시 청도 지역 鄕論을 주도하던, 유력한 사족 가문 출신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청도의 토성으로 알려져 있는 申, 金, 白, 李, 曺氏는 청도향안에서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고성이씨, 밀양박씨, 경주이씨, 재령이씨, 김해김씨, 의흥예씨 등 이주 가문이 향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7세기 이전 혼인과 복거 등을 통해 청도에 이주한 가문들의 族勢가 강했으며, 이들에 의해 향론이 주도되었던 것이다.
『嶠南誌』,
『淸道鄕案正名錄』, 淸道鄕校, 1911
『嶺南鄕約資料集成』, 吳世昌 外, 嶺南大學校 出版部, 1986
『조선후기향약연구』, 鄕村社會史硏究會, 민음사, 1990
『釜大史學』22, 申正熙, 嶺南大學校 大學院 博士學位論文, 1991
『慶北鄕校誌』,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慶尙北道, 1991
『慶北鄕校資料集成』(Ⅰ),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嶺南大學校 出判部, 1992
『釜大史學』22, 張東杓, 釜山大學校史學會, 1998
이광우,이수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