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慶尙道淸道郡 留鄕所에서 작성된 鄕案으로 鄕員 32명을 수록
鄕案
[내용 및 특징]
1600년 7월 慶尙道淸道郡에서 작성된 鄕案이다. 淸道鄕校에 소장되어 온 자료인데, 이곳에는 대략 9종의 향안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1600년 향안은 두 번째로 이른 시기에 작성된 것이다. 가장 이른 시기의 향안은 1599년의 것으로, 그 이듬해 본 향안이 작성되었다. 한편, 1911년 청도향교에서 간행한 『淸道鄕案正名錄』은 종전에 작성된 청도의 향안을 모두 엮어 놓아, 청도 지역의 전체적인 향안 작성 추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자료이다.
본 향안에 입록되어 있는 인물은 모두 32명으로, 한해 전 작성되었던 향안보다 9명이 더 입록되어 있다. 여기에 입록된 인물은 追入된 자들만 엮은 것이 아니라, 이전 입록자와 더불어 새로 입록된 인물을 모두 망라한 것이다. 본 향안에는 1599년 향안에서 확인되지 않는 새로운 인물 11명이 더 확인되며, 1599년 향안에서 확인되는 2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편, 좌목에는 削籍 흔적이 세 군데서 확인되는데, 그 까닭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입록자의 성명 앞에 ‘屳’이라 기재되어 있는 鄕員은 모두 24명이다. 1600년 향안이 만들어지고 난 후, 어느 시점에 본 향안을 상고하여 당시 작고해 있던 이들을 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입록된 인물들을 성씨별로 나열하면, 李氏 14명, 朴氏 7명, 金氏 3명, 崔氏 2명, 高氏, 盧氏, 閔氏, 芮氏, 蔣氏, 趙氏 각 1명 순이다. 이씨와 박씨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데, 좌목 말미에 기재된 座首와 別監도 각각 李洙, 朴誠이다. 별감은 2명 임명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중 1명은 삭적되어 있다. 좌목에서 삭적된 인물 중 한 명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성관은 固城李氏, 密陽朴氏, 慶州李氏, 載寧李氏, 淸道金氏, 金海金氏, 長淵盧氏, 驪興閔氏, 咸安趙氏, 義興芮氏, 全義李氏, 牙山蔣氏, 慶州崔氏 등이다. 舊來의 土姓 보다는 타 고을에서 이주한 성관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향안의 좌목은 해당 인물의 官職이나 職役, 그리고 사족들에게 부여되는 특수 兵種을 먼저 기재한 뒤, 성명을 뒤 이어 기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울러 나이 순서대로 입록 향원들을 나열한 것으로 생각된다. 입록자의 관직 및 職役, 그리고 병종 등을 비중별로 나열하면, 幼學 15명, 忠義衛 7명, 僉正 2명, 水使, 習讀, 前郡守, 縣監, 判官, 參奉, 僉知, 內禁衛 각 1명 순이다. 단연 幼學의 비중이 높아 전체 입록자 중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599년 보다 비중이 다소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후대의 향안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17세기 전후는 재지사족 중심의 향촌지배질서 정립과 더불어 그들의 官路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따라서 고위직 역임자는 확인되지 않지만, 관직을 역임한 인물이 적지 않게 입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곧 지역 사회에서의 향안 권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입록자 가운데 주목할 인물은 임란 의병장 출신들이다. 水使의 관직으로 입록된 李雲龍은 청도 지역을 대표하는 임란 의병장이었다. 이들의 성관은 각각 재령이씨와 김해김씨로 그의 일족과 후손들은 청도 지역의 향권을 주도하며 다수의 향안 입록자를 배출하게 된다.
[자료적 가치]
조선시대 향안 작성의 추이와 17세기 전후 청도 지역 재지사족의 동향을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향안은 조선시대 지방자치행정기구인 留鄕所 鄕員의 명부이다. 16세기 중반 이래 鄕約 보급이 확산되면서 향안은 각 고을마다 광범위하게 작성되기 시작하였다. 재지사족들은 유향소의 운영 규범인 鄕規에 향약을 접목시킴으로써, 그들 주도의 향촌지배질서에 대한 성리학적 명분을 확보해 나갔다. 아울러 향안 작성을 배타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향촌사회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좀 더 견고히 표방하려 했던 것이다.
경상도 청도 지역에서도 17세기 이전 향안 작성이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지는데, 본 향안은 현존하는 청도향안 중 두 번째로 오래된 것이다. 이전 해에 만들어진 1599년 향안과 더불어 임진왜란 직후, 향촌사회 복구과정과 맞물려 작성되었다. 사족 중심의 향촌질서를 전란 이전처럼 유지하기 위해,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하였던 李雲龍 등이 주도하여 향안을 작성한 것이다. 따라서 본 향안에 수록된 향원들은 당시 청도 지역 鄕論을 주도하던, 유력한 사족 가문 출신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청도향안에 수록된 인물 중 舊來의 청도 土姓은 확인되지 않는다. 청도의 토성으로는 申, 金, 白, 李, 曺氏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자료에서는 金氏만 확인되고, 그나마 입록자는 1명으로 族勢가 미약하다. 이와는 달리 고성이씨, 밀양박씨, 경주이씨, 재령이씨, 청도김씨, 김해김씨 등 이주 성씨의 족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들 가문은 17세기 이전 혼인과 복거 등을 통해 청도에 이거한 사족 가문이다. 아울러 이들은 16세기 전후 士林派를 대표했전 金馹孫, 朴河澄과 같은 인사들을 배출한 가문이기도 하다.
『嶠南誌』,
『淸道鄕案正名錄』, 淸道鄕校, 1911
『嶺南鄕約資料集成』, 吳世昌 外, 嶺南大學校 出版部, 1986
『조선후기향약연구』, 鄕村社會史硏究會, 민음사, 1990
『釜大史學』22, 申正熙, 嶺南大學校 大學院 博士學位論文, 1991
『慶北鄕校誌』,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慶尙北道, 1991
『慶北鄕校資料集成』(Ⅰ), 嶺南大學校 民族文化硏究所, 嶺南大學校 出判部, 1992
『釜大史學』22, 張東杓, 釜山大學校史學會, 1998
이광우,이수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