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합천댐 건설로 수몰된 경상남도합천군옥계동(玉契洞) 일대에서 시행되었던 동계(洞契)의 계원 명부이다. 한 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685년부터 1701년까지 추가로 기재되는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옥계정계는 양반층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동계로, 조선후기 옥계동 일대 양반들의 결속력 강화와 동계 조직을 이용한 하층민 통제를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본 동안에 기재된 인물의 분포를 통해 18세기 전후 옥계정계를 주도하던 세력은 옥계동 일대에 거주하던 경주최씨(慶州崔氏)․함종어씨(咸從魚氏)․창녕조씨(昌寧曺氏)․은진송씨(恩津宋氏)․고령박씨(高靈朴氏) 등의 양반 가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후기 경상도삼가현(三嘉縣)옥계동(玉溪洞) 일대에서 시행되었던 동계 조직 옥계정계(玉溪亭契)의 계원 명부이다. 1685년부터 시작하여 1701년까지 추록된 것이다. 삼가현은 현재 경상남도합천군으로 편입된 곳으로, 동계가 실시되었던 합천군봉산면노파2구사창마을은 합천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지역이다. 지금은 고삼리에 편입되었다. 옥계정계는 17세기 무렵 수몰 직전의 노파2구 일대에 거주하던 사족들에 의해 결성되었다고 한다. 원래 계의 명칭은 옥계동계였으나, 옥계동에 옥계정(玉溪亭)을 설립한 이후로 옥계정계라 하였다. 옥계정계 관련 자료로는 본 자료를 비롯하여 「동안 갑신2월19일수정(洞案 甲申二月十九日修正)」(1704), 「동안 기해년수정(洞案 己亥年修正)」(1719), 「동안 신안(洞案 新案)」(1685~1766), 「동안(洞案)」(1735~1765), 「옥계동선안(玉溪洞先案)」(1786), 「옥계동선안(玉溪洞先案)」(1816), 「옥계동안(玉溪洞案)」(1798), 「옥계동안(玉溪洞案)」(1884), 「옥계정속계명안 을미11월(玉溪亭續契名案 乙未十一月)」(1954~1978), 「옥계정계안(玉溪亭契案)」(1978), 「옥계동내부조절목(玉溪洞內扶助節目)」(1774)이 있다.

본 자료는 「동안(洞案)」이란 제목으로 엮어져 있으며, 1685년부터 1701년까지의 옥계정계 계원 명단이 모두 7회에 걸쳐 추록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다. 최초 기입은 을축(乙丑) 3월 23일에 이루어졌다. 조하윤(曺夏尹)를 비롯해 모두 19명이 기재되어 있으며, 어(魚)씨 8명, 최(崔)씨 5명, 조(曺)씨와 안(安)씨 2명, 송(宋)씨 1명이다. 이외에 훗날 칼로 이름이 도려내져 삭명(削名)된 흔적이 여섯 군데에서 확인된다. 추록 날짜 아래에는 계임(契任)으로 유사(有司) 2명의 성씨가 기재되어 있으며, 어씨 유사 아래에 수결(手決)이 있다. 1978년에 간행 된, 「옥계정계안」을 통해 기재 인물의 생몰 연대를 확인해보면 을축년은 1685년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추록은 병인(丙寅) 12월 22일에 이루어졌는데 송씨 3명, 최씨 1명 등 모두 4명이 추록되었다. 삭명된 곳은 다섯 군데가 확인된다. 유사 2명 중 1명의 수결이 있다. 세 번째 추록은 계유(癸酉) 12월 20일에 이루어졌는데, 류(柳)씨 1명, 조씨 1명, 어씨 1명 등 모두 3명이다. 삭명 된 곳은 한 군데이다. 유사 2명과 좌상(座上) 2명의 수결이 모두 확인된다. 네 번째 추록은 을축 3월 23일에 이루어졌으며 모두 11명이 기재되어 있다. 성씨별로는 전(全)씨 4명, 박(朴)씨 3명, 문(文)씨․권(權)씨․김(金)씨․류씨 각 1명이다. 유사 2명, 좌상 2명 중 각각 1명씩의 수결이 확인된다. 본 동안에서 첫 번째 추록이 이루어졌던 날과 동일하지만, 기재 인물은 모두 다르다. 본 동안이 엮여진 순서를 볼 때, 첫 번째 추록에서 배제되었던 인물들을 소급해서 추록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섯 번째 추록은 경진(庚辰) 7월 29일에 이루어졌으며, 모두 24명이 기재되어 있다. 성씨별로는 박씨 7명, 최씨 4명, 류씨․어씨․전씨․권씨 각 2명, 한(韓)씨․정(鄭)씨․이(李)씨․문씨․김씨 각 1명이다. 삭명 된 곳은 여섯 군데이며 좌상 2명 중 1명의 수결이 있으며, 공사원(公事員)과 유사의 수결은 없다. 여섯 번째 추록은 같은 해 8월 20일 강신례(講信禮) 개최 때 이루어졌으며 모두 8명이 기재되어 있다. 성씨별로는 최씨․박씨 각 2명, 임(林)씨․송씨․이씨․곽(郭)씨 각 1명이다. 좌상 3명 중 1명의 수결이 있으며, 공사원의 수결은 없다. 삭명은 세 군데에서 확인된다. 마지막 추록은 신사(辛巳) 3월 19일에 이루어졌으며, 송씨 3명이 기재되었다. 삭명은 한 군데에서 나타나며, 수결은 없다. 기재 인물의 생몰 연대를 「옥계정계안」에서 확인해 보면, 병인은 1686년, 계유는 1693년, 경진은 1700년, 신사는 1701년이다.

본 동안에 기재된 사람은 모두 72명이며, 모두 16개의 성씨가 확인된다. 그 중에서도 최씨․어씨․박씨의 비중이 높다. 이들은 지금까지 옥계정계의 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경주최씨(慶州崔氏), 함종어씨(咸從魚氏), 고령박씨(高靈朴氏) 가문이다. 한편, 추록된 날짜 다음에는 일률적이지 않지만 당시 동계 임원의 성씨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최씨가 7회, 어씨와 조씨(창녕)가 각각 6회, 송씨(은진)가 4회여서 당시 동계 주도 가문을 짐작 할 수 있다. 삭명된 곳은 모두 스물두 군데서 확인되는데, 1786년 「옥계동선안」과 1978년 「옥계정계안」에는 본 동안에서 삭명되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이름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삭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들은 18세기 중반 이전의 옥계정계 명부 관련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청주경씨(淸州慶氏)와 의성김씨(義城金氏) 김극민(金克敏, 1591~1670) 계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양상은 뒤에 만들어지는 「동안 갑신2월19일수정(洞案 甲申二月十九日修正)」(1704), 「동안 기해년수정(洞案 己亥年修正)」(1719)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18세기 중반 무렵 향촌 내 갈등으로 특정 성씨와 계파가 동계 운영에서 배제된 경우로 추정이 되는데, 이때의 갈등이 선조들까지 소급되어 삭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후기 각 고을의 동리(洞里) 별로 널리 시행되었던 동계(洞契)의 시행 추이를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동계의 경우 각 동리를 대표하는 사족들의 주도하에, 사족들 간의 결속력 강화와 하층민 통제라는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조선후기 신분질서가 붕괴되는 시대적 배경 하에서 사족들은 향촌지배질서 강화의 목적으로 동계를 운영해 나갔던 것이다. 옥계정계(玉溪亭契)도 당시의 경상도삼가현옥계동 일대에 거주하는 사족들이 향촌 지배질서 강화의 수단으로 결성한 동계이다. 본 동안에는 1685년부터 1701년까지의 옥계정계 계원 명단과 임원의 수결이 있어, 18세기를 전후한 시기 옥계정계를 주도했던 옥계동 일대의 사족 세력의 동향을 엿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