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지금의 전라남도함평군 일대에서 결성된 지련재흥학계(芝蓮齋興學契)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 글이다. 지련재흥학계는 조선후기에 널리 결성되었던 일종의 학계(學契)에 속한다. 학계는 일종의 장학 기금을 마련하여 일족 내지 지역의 어려운 후학들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지련재흥학계를 주도한 인물은 함평군해보면 일대에 세거해 오던 진주정씨(晋州鄭氏) 가문의 정종옥(鄭鐘玉)이다. 이 글을 작성한 윤자학(尹濨學)은 정종옥 선조들이 결성한 백인계(百忍契)와 삼우계(三友契)의 전통이 이어져 내려와 지련재흥학계가 결성되었다며, 학계 결성의 의의를 칭송하였다.

19세기 후반 전라도咸平縣에서 결성된 芝蓮齋興學契의 창립 事實을 기록한 것이다. 事實은 함평 출신의 유학자 尹濨學이 작성하였다. 윤자학은 한말 衛政斥邪 계열 학자들과 널리 交遊했던 인물이다. 芝蓮齋興學契事實에는 흥학계 창립의 주도 인물을 소개하고, 창립 의의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는 정도이다. 본문에는 먼저 湖右에 위치한 고을인 箕潁, 즉 咸平縣의 紫陽齋와 芝蓮齋에서 學契가 창립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어 학계 창립을 주도한 鄭鐘玉과 그 선조들에 의해 설립된 族契를 소개하며, 지련재흥학계 창립이 晋州鄭氏 가문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된 것임을 칭송하였다. 그리고 지련재흥학계에 대한 바람을 밝히면서 글을 마치고 있다.

학계를 창립한 정종옥의 진주정씨 가문은 지금의 함평군海保面 일대에서 世居해 오고 있는데, 함평군에 정착한 이후 事實을 작성한 윤자학의 坡平尹氏 가문과 오랫동안 교유를 해왔다. 지련재와 함께 학계가 창립된 자양재는 원래 1868년에 훼철된 紫陽書院으로, 파평윤씨 가문의 영향력이 높은 서원이었다는 사실은 두 가문의 돈독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자양재와 지련재 모두 현재는 당시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종옥 역시 윤자학과 교유했던 인물이다. 윤자학은 지련재흥학계 창립이 정종옥 가문의 전통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정종옥의 5대조인 愼默齋 鄭泰有가 일찍이 일족 간의 敦睦을 위해 百忍契를 결성하였으며, 그의 肖孫인 三畏 鄭垣이 형제 간의 友恭을 위해 三友契를 결성했다며, 정종옥의 창학계 창립이 이러한 선조들의 전통에서 유래되었음을 칭송하고 있는 것이다. 지련재흥학계는 조선후기 널리 결성된 일종의 學契이다. 글의 마지막에 흥학계로 인해 困窮하여 교육을 받지 못하는 자가 없게 하라는 바람이 언급되어 있어 지련재흥학계의 이러한 성격을 확인 할 수 있다.

조선후기 재지사족들에 의해 널리 결성되었던 學契의 시행 추이를 살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芝蓮齋興學契와 같은 학계는 사족의 향촌지배력이 약화된 19세기 후반 혈연・지연・학연이 중심이 되어 사족들 간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 결성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