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3월 24일, 權仲夏가 『소학』 인출과 안경 구입을 부탁하기 위해 보낸 편지
1912년 3월 24일에 權仲夏(1865~1925)가 『소학』 인출과 안경 구입을 부탁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편지 내용으로는 먼저, 지난번에 상대방이 있는 곳에 갔지만 돌아오는 일이 급하여 스쳐지나갔으니 지금까지 섭섭하고 한스럽다고 하면서, 상대방을 비롯한 숙부와 아들의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근래 어버이의 淋病으로 애태우고 있고 항상 자잘한 일을 일삼고 있어 틈을 낼 겨를이 전혀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소인은 늘 걱정한다.[小人長戚戚]1)1) 小人長戚 :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여 넓디넓고, 소인은 불만스러워 길이 근심만 한다.[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하였다. 《論語 述而》
’라는 것이냐고 하였다. 상대방이 선조의 문집을 간행하는 일로 한창 서울 행차를 계획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어수선한 말세를 만나 오래도록 전하여 사라지지 않고자 기약하니 상대방 같은 誠孝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소학』은 아직까지 한 권도 얻지 못하여 집안에 전하는 보배로 삼지 못했으니 항상 한스럽다고 하면서, 작은아이를 가르치는 일에 급할 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종이 1축 8권을 부쳐 올리니 주관하는 사람에게 간곡히 부탁하여 두 질을 가까운 시일에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粧䌙하는 수수료는 인편을 찾아 보낼 생각이며, 먼 길을 탈 없이 잘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추록으로, 자신의 근시증은 상대방도 잘 아는 바라고 하면서, 미국사람이 만든 안경이 합당한 것이 있을 것이기에 新貨 2원을 부치니 서울 어귀의 여러 사람에게 자세히 물어 한 개를 사오라고 간곡하게 부탁하였다.
이 편지의 발급자인 권중하의 자는 汝明, 호는 儂山, 본관은 安東, 부는 權載勳이다. 거주지는 安東이고, 李晩燾, 柳必永의 문인이다. 저서로는 儂山遺稿가 전한다.
『全州柳氏大同譜』,
『好古窩集』,
1차 작성자 : 서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