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7월 21일에 안동 법흥에 사는 李亨秀가 다음 달 모임에 상대방을 만나길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아 안동 임하 대평의 전주 류씨 호고와 댁에 보내는 편지
1859년 7월 21일에 안동 법흥에 사는 李亨秀(1784~1870)가 다음 달 모임에 상대방을 만나길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아 안동 임하 대평의 전주 류씨 호고와 댁에 보내는 편지이다.
편지의 내용에는 10일 사이에 高川의 젊은 벗을 만나 지내면서 淸軒의 생활이 스스로 보위됨을 물어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뜻밖에 상대방의 아들이 지나가는 길에 방문했고, 아울러 편지를 받게 되는 은혜를 입었으니, 본인의 마음은 차가운 물에 씻어 맑아지는 것 같았으나 인용한 ‘隱侯[隱侯]의 詩語’는 사람으로 하여금 회포를 야기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은후의 시어’는 은후의 시 ‘別范安成’에서 드러낸 감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시의 내용은 "生平少年日分手易前期 及爾同衰暮 非復別離時 勿言一尊酒 明日難重持 夢中不識路 何以慰相思(우리네 인생살이 젊을 적에는 헤어져도 만날 기약하기 쉽더니, 그대와 함께 늙은 지금 이 시절, 더 이상 헤어질 때 말고 한 잔 술 별거냐고 말하지 마소, 내일 다시 이 술잔 잡기 어렵네 꿈속에 찾아갈 길 알지 못하니, 무슨 수로 그리움을 달래 보리오)"1)1) 『古今詩刪 卷9 梁詩』(한국고전번역DB 참조)
이다.
이어 편지를 통해 상대방이 경전을 공부하는 생활은 조용하게 보양하여 때에 맞게 충밀하고, 막내는 책상을 대함에 신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어지러운 세상의 좋은 소식이라고 하였다. 더위로 고생하며 지내는데 넓은 집과 긴 처마가 아니었다면 진실로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이 늘그막이 책을 보고 완상하는 것은 족히 가슴을 시원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니 혼폐를 떨치지 못하는 것은 어찌 이곳의 병든 자신과 같은데 이르겠냐고 하면서 상대방을 칭송하였다. 발신자는 지난달 한 달 동안 기운과 정신이 손상되어 밥 한 끼 먹는 동안 세 번 화장실에 가는 설사가 이따금씩 있었고 눈의 부종으로 푸른 것과 흰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며칠 전 부터 언뜻 가을 기운이 느껴져 일어나 억지로 관을 쓰고 앉았으며, 기년복 입는 망일과 당무의 참상이 또 따라서 좌우에서 어지럽고 시름겹게 하여 말할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다만 고요하게 지내는 가운데 손꼽아 계산하는 것은 다음 달 한 번의 모임이라고 하였다. 발신자는 마땅히 출입을 물리치고 책상을 청소하고 기다릴 것이며, 그때 영호루의 경치도 함께 감상할 수 있길 희망하였다. 마지막 부분에는 서원의 丁日을 다음 달로 물려 옮긴 것은 우연이지만 다른 서원도 향사를 행하는데 이론이 없으며, 나머지는 지난번에 기약한 것이 바뀔 듯 하다고 전하였다.
마지막 인사 부분에는 바빠 마음에 쌓인 것을 모두 드러내지 못하니 오직 상대방의 살핌에 있을 뿐이라고 하면서 편지를 마쳤다.
발신자 이형수는 안동 법흥 출신으로, 본관은 固城, 자는 賢民, 호는 霽谷이다. 저서로 霽谷集이 전한다. 金興洛이 그의 행장을 짓고, 權承夏가 묘갈명을 찬하였다.
『全州柳氏大同譜』,
『好古窩集』,
1차 작성자 : 김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