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 3월 14일, 金憲奎가 사돈 李燦和에게 사위와 손자가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
을묘년 3월 14일, 金憲奎가 사돈 李燦和에게 눈병이 들어 괴로운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사위와 손자가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먼저 지난번 인편에 기쁜 소식을 전해 듣고 편지로 축하를 드리려고 하였으나 인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였다. 봄이 된 뒤에 상대의 아들이 한 번 올 수 있을 것이니, 큰 손자 또한 정초에 했던 약속을 어기지 않을 듯하였는데, 곧 남쪽으로 올 날이 가까운데도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하고, 늘그막의 외로운 심사는 사물에 비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매우 울적하다고 하였다. 이어서 근래에 복제 중의 기거는 진중하며 집안 식구들도 고루 잘 지내고 촌내 여러분들도 태평한지 물었다.
자신에 대해서는, 오랜 병이 재발하여 신음하며 지내는데 눈병까지 괴로워 불쌍하기 그지없다 하였다. 손자를 본 경사는 기특하고 다행스럽다 하고, 그 골격이 아마도 범상하지 않을 터인데 집 아이를 보냈지만 귀로 듣는 것이 어찌 눈으로 보는 것만 하겠는가 하였다. 매우 보고 싶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병들어 버려진 몸으로 어찌 험준한 고갯길을 쉽게 넘을 수 있겠는가 하고 이것이 이른바 쓸 데 없는 근심이라는 말일 것이라 하였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만날 수 있을지 묻고 편지를 쓰려니 아득한 마음이라 하고 말을 맺었다.
발신인 金憲奎(1849~?)은 본관은 宣城, 자는 文述, 호는 灘厓이다. 개명한 이름은 獻奎이다. 아버지는 輝蘊, 생부는 輝華이다. 영주에 살았다.
수신인 李燦和(1843~1925)는 자가 齊佰, 호는 可山이다. 아버지는 동지중추부사 李晩恁이다. 아들 炳俊이 金憲奎의 딸에게 장가들었으므로 둘 사이는 사돈이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