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2년 11월 2일 朴宗禧가 柳健休에게 채씨의 形化氣化, 周子의 無極太極 등의 논설에 대하여 질문하고 설명을 바라는 내용으로 보낸 편지이다.

먼저 편지를 받은 후 달이 바뀌었는데도 뵙지 못하여 안타깝다고 하며 函丈의 독서하시는 재미와 그 아드님의 생활을 고루 평안하신지를 물었다. 자신은 어제나 오늘이 똑같고 가족들도 여전히 지내지만, 공부에 대해서는 잠시 시작하였다가 그만두거나 터득한 듯 하다가도 잊어버리니, 이처럼 하고도 성취한 사람이 있었던지 반문하며 자책하였다.

이어서 질문을 나열하였는데, 先儒의 설에 ‘天人一理’라 한 것과 관련하여 천인일리가 무슨 말인지 묻고. 또 蔡氏는 ‘形化’와 ‘氣化’라는 설명을 하였고, 周子는 ‘無極’과 ‘太極’의 이론을 편 것과 관련하여 무엇 때문에 형화와 기화의 설을 폈으며 무엇 때문에 무극과 태극의 이론을 폈는지 물었다. 또 가령 하늘이 ‘陰陽’과 ‘五行’으로 만물을 화생한다면, 이 또한 형화와 기화를 겸한 것으로 말할 수 있으며, 태극을 가리켜서 무극이라 한 것은 무슨 뜻인지를 물었다. 또 先天과 後天의 방위와 차서가 똑같지 않고, 河圖와 洛書의 名目과 象數가 각각 다른 것은 무슨 의미인가를 묻고, 그림으로 그린 것을 ‘圖’라 하고 글로 쓴 것을 ‘書’라 하는 것은 각각 마땅한 이유가 있는지를 물었다. 어떤 사람은 ‘九數’를 하도라 하고 ‘十數’를 낙서라고 하는데, 이는 어디서 보고 그런 말을 하는지를 물었다.

발신인 朴宗禧(1795~1862)는 본관은 潘南이고, 자는 景叟, 호는 拙翁으로 師元의 아들이며 柳健休의 문인이다.

수신인은 발신인이 상대를 ‘函筵’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보아 柳健休(1768∼1834)로 짐작할 수 있다. 柳健休의 본관은 全州, 자는 子强, 호는 大埜이다. 경상북도 安東에 살았다. 초년에 柳長源에게 배우고, 柳長源 사후 損齋 南漢朝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여 관련 저서를 남겼는데, 晦齋 李彦迪, 退溪 李滉 등 선현의 문집 63종을 참조하여 『東儒四書解集評』을 쓰고, 또 퇴계와 대산의 성리학이론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 편집하여 『近思錄』의 체제를 따라 『溪湖學的』을 썼다. 문집으로 『大埜集』 10권 5책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