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년 10월 29일, 柳徽文이 성명 미상인에게 高山書院에서 가질 강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사정을 알리고, 최근에 수정한 시를 보내니 읽어보기를 권유하기 위하여 보낸 편지
1829년 10월 29일, 柳徽文이 성명 미상인에게 高山書院에서 가질 강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사정을 알리고, 최근에 수정한 시를 보내니 읽어보기를 권유하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좋은 벗과 좋은 문자로 산수 간에 어울리기가 예로부터 어려운 일이라 하였는데 더구나 그 글과 그 지역이 우연이 아니었던 데다 상대방의 마을 여러 어진 군자가 모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결함 많은 세상의 좋은 운수가 가져다 준 단란한 자리였다고 치하하였다. 이별한 후 강위의 달이 반달이 될 때 또 가지게 될 좋은 모임은 유림의 성대한 일이라 하고, 마땅히 모든 속무를 젖혀두고 晩對巖과 光影潭 일대에서 뒤를 따라야 하겠지만, 지난번의 기침 증세가 심한 추위에 더친 데다 막내 아이가 큰 화재를 입어 참석할 수 없게 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옛사람의
十月重來猶是歲 시월이 두 번 와도 오히려 한 해 중이라
一尊相屬更吾曹 한 동이 술 서로 권해도 다시 우리들일세
라 한 시구를 지난 번 만났던 여러 군자들에게 양보한다며 이것이 邵康節의 ‘꽃이나 술은 반쯤 피고 반쯤 취했을 때가 좋다.’고 한 말의 뜻이니, 이것으로 자신의 거취로 삼으려 하는데 이 또한 양쪽을 다 좋게 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연전에 ‘坡’ 자 韻으로 지었던 시를 어지러운 원고 속에서 찾고, 요사이에 지은 水月歌의 마지막 구절을 고친 곳이 있는데 지금 함께 보내드리니 한 번 보시라고 하였다.
내용 중에 보이는 晩對巖과 光影潭은 고산 서원에서 마주 보이는 바위산과 서원 앞으로 흐르는 眉川의 징담을 가리키고 장차 있을 유림의 성대한 일이란 고산 서원에서 예정한 강회를 가리키는 듯하다.
류휘문(1773~1832)은 본관은 全州, 자는 公晦, 호는 好古窩이다. 할아버지는 柳正源, 아버지는 柳萬休이다. 9세에 仲父 柳明休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여 柳長源, 南漢朝, 鄭宗魯에게 수학하였다. 할아버지 류정원의 유작 『三山集』과 『易解參攷』를 교정하고, 스승 류장원의 저술인 『常變通攷』를 柳健休, 柳鼎文, 柳致明 등 문중의 학자와 10여 년에 걸쳐 교정한 끝에 58세 때 黃山寺에서 간행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