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2월 29일에 靑松에 우거하고 있던 柳洛文이 한들의 족숙 柳健休에게 스승인 柳長源의 문집 간행에 필요한 일들을 주선하는 데 힘써 줄 것과 독서에서 터득한 바를 자신에게도 들려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하여 보낸 편지
1797년 2월 그믐날에 靑松에 우거하고 있던 柳洛文이 한들의 족숙 柳健休에게 스승인 東巖 柳長源의 문집 간행에 필요한 일들을 주선하는 데 힘써 줄 것과 독서에서 터득한 바를 자신에게도 들려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芝坪의 아우가 오는 인편에 보낸 답장 편지로 상대의 아버지[자신에게는 祖行이 되는 분]의 건강이 좋으시고 어른 모시는 여러 상제들도 잘 지낸다는 소식을 알게 되니 위로가 된다 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한 분 어머니가 감기가 들어 한 달이 지나도록 편찮은 데다 외숙의 부음을 들은 후로 다른 증세까지 겹치니 요즈음의 심경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어서 동암 유집은 맹박이 박실[瓢谷]으로 가서 대조하고 교감한다고 하였는데 조만간에 이 일은 마칠 것이나 중간본은 때맞춰 베끼지 못할 형편이라 하고, 또 간행 경비가 될 學稧의 稧金을 거두어 큰 일을 완료해야 할 터인데 자신은 외진 산골에 병들어 우거하고 있고, 本家에서는 상사로 경황이 없으니 이 일을 맡아 스승의 일을 감당할 사람은 상대방 뿐이라 하고, 마땅히 말해야할 처지에서 함구하고 있지 말고 주선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덧붙여 자신은 깊은 산골에서 견문이 전연 막힌 채로 지내고 있으니, 지난 편지에서 권면하였던 뜻을 잊지 말고 독서의 소득이 있으면 인편으로 부쳐 보내어 자신의 몽매함을 깨우쳐 달라고 당부하였다.
편지에서 상대방을 喪制로 부른 점과 부친의 안부를 물은 점으로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은 어머니 상중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발신인 柳洛文(1776~1807)은 자가 景範이고 호는 方谷이다. 아버지는 泰休로 柳長源의 문인이다. 류건휴의 조카이다.
수신인 柳健休(1768∼1834)의 본관은 全州, 자는 子强, 호는 大埜이다. 경상북도 安東에 살았다. 초년에 柳長源에게 배우고, 류장원 사후 損齋 南漢朝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여 관련 저서를 남겼는데, 晦齋 李彦迪, 退溪 李滉 등 선현의 문집 63종을 참조하여 『東儒四書解集評』을 쓰고, 또 퇴계와 대산의 성리학이론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 편집하여 『近思錄』의 체제를 따라 『溪湖學的』을 썼다. 문집으로 『大埜集』 10권 5책이 전한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