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洛文이 柳健休에게 내일 식후에 모임을 마칠 것임을 알리고 보따리와 서책을 祖悅이 문안 가는 인편에 보낼 것임을 알리기 위하여 보낸 편지
어느 해에 洛姪[이름에 ‘洛’ 자가 들어가는 조카뻘 되는 사람의 자칭]이 류건휴에게 내일 식후에 모임을 마칠 것임을 알리고 보따리와 서책을 祖悅이 문안 가는 인편에 보낼 것임을 알리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洛姪은 류낙문인 듯하다.
먼저 相弟[이름에 ‘相’ 자가 들어가는 아우뻘 되는 사람에 대한 지칭]의 말을 들으니 병환이 마찬가지로 심하다 하니 염려스러운 마음이 간절하다 하고, 낮 사이에 약효가 있어 조금 변동이 있는지를 물은 후에 祖悅이 문병하려고 짐을 싸서 내려가는 편에 상대의 짐과 서책을 수대로 부쳐 보낸다고 하였다. 자신 또한 머무를 생각이 없는 데다 절의 중이 이미 절을 비우기로 하여 내일 식후에 모임을 마칠 것이라 하고, 결함이 많은 세상에 원만하고 좋은 일을 얻기가 어려움을 한탄하였다.
또 자신은 형편을 보아가며 下庵이나 仙寺에 머물려다가 불편한 일이 있을 것 같아 차라리 돌아가려고 하는데, 타고 갈 말[馬]이 없으니 백리 길을 가기가 심히 걱정이 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병을 시원하게 털고 평상시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하고 조만간에 문병하러 가겠다며 말을 마쳤다.
추신으로 『啓蒙』은 여기에 두겠다고 하였는데, 모임에서 『易學啓蒙』, 또는 그에 관련된 책을 강론하였던 듯하다.
편지 내용에서 상대의 짐을 보내겠다는 말과 결함이 많은 세상이라 원만하고 좋은 일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 말로 보아 상대방과 자신을 비롯한 몇 사람이 절에 모여서 글을 읽던 중에 상대가 병을 앓느라 마을로 내려가서 조리하는 중이며, 그런 사정과 중들이 절을 비우게 된 사정이 겹치는 바람에 모임을 마쳐야 했던 듯하다.
발신인 柳洛文(1776~1807)은 자가 景範이고 호는 方谷이다. 아버지는 泰休로 柳長源의 문인이다. 류건휴의 조카이다.
柳健休(1768∼1834)의 본관은 全州, 자는 子强, 호는 大埜이다. 경상북도 安東에 살았다. 초년에 柳長源에게 배우고, 류장원 사후 損齋 南漢朝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여 관련 저서를 남겼는데, 晦齋 李彦迪, 退溪 李滉 등 선현의 문집 63종을 참조하여 『東儒四書解集評』을 쓰고, 또 퇴계와 대산의 성리학이론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 편집하여 『近思錄』의 체제를 따라 『溪湖學的』을 썼다. 문집으로 『大埜集』 10권 5책이 전한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