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徽文이 아들 柳致喬에게 과장에 들어가기 전이나 과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주기 위하여 보낸 편지
柳徽文이 아들 柳致喬에게 과장에 들어가기 전이나 과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주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일간에는 객지 생활이 어떤지를 묻고 집에는 식구들이 여전하다 하였다. 상대의 이름이 명부에 들어 있지 않고 예법에도 허용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 科場에 참여하도록 하였으니 가소로운 일이라 하면서 과장에서 주의할 일들을 자세히 일러주었다.
우선 의지를 방탕하게 하지 말며 정신을 함부로 흩트리지 말고, 누각에 올라가거나 밤길을 다니지 말며 도랑 길을 절대 피하라고 하였다. 또 남의 집에 들어갈 때는 신을 한 쪽에 따로 두어 나올 때 찾기 쉽게 할 것, 과장에 들어갈 때는 갓을 벗어 보관하여 허술히 하지 말 것, 신발 끈을 단단히 매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출입하기에 쉽게 할 것, 항상 마음을 단속하여 미치광이처럼 쫓아다니거나 남이 다투는 곳에 끼어들어 욕을 자초하지 말 것, 시선을 조심하여 남의 나무나 건물을 유심히 보지 말 것, 서책에 대하여 금하는 점이 있으면 가지고 들어가거나 잃어버리지 말 것, 과장에 들어간 후에는 좋은 자리를 잡으려 하거나 조급하게 앉고 일어나 자리를 잃어버리지 말 것, 몸에 지닌 물건에 대해서는 눈을 떼지 말고 어지럽히지 말 것, 벗은 신은 자리 아래 두고 잃어버리거나 깔고 앉지 말 것, 과장에서 나올 때 필묵 등 문구류를 조용히 수습하여 잃어버리지 말 것, 남이 잘못된 일을 권하거나 꼬이더라도 준절히 거절하여 소인처럼 간사하게 곁길을 엿보지 말 것 등을 당부하였다. 마지막으로 초장을 다 보았으면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니 그날로 올라와 제사에 참석하라 하고, 그러나 날이 저물고 탈 말이 없으면 억지로 그러려고 하지 말라 하였다.
발신인 류휘문(1773~1832)은 본관은 全州, 자는 公晦, 호는 好古窩이다. 할아버지는 柳正源, 아버지는 柳萬休이다. 9세에 仲父 柳明休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여 柳長源, 南漢朝, 鄭宗魯에게 수학하였다. 할아버지 류정원의 유작 『三山集』과 『易解參攷』를 교정하고, 스승 류장원의 저술인 『常變通攷』를 柳健休, 柳鼎文, 柳致明 등 문중의 학자와 10여 년에 걸쳐 교정한 끝에 58세 때 黃山寺에서 간행하였다.
수신인 류치교(1790~1862)는 자가 叔久, 호는 守齋이다. 류휘문의 長子이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