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에 柳徽文이 아들 柳致喬에게 독서할 때 글에 익숙해졌더라도 그 뜻을 돌이켜 생각하고, 스승에게 의문을 제기하여 새로운 것을 터득해야 하며, 옛 습관에 빠져 나태함을 키워서는 안 됨을 일깨우기 위하여 보낸 편지
12월 5일에 柳徽文이 아들 柳致喬에게 독서할 때 글에 익숙해졌더라도 그 뜻을 돌이켜 생각하고, 스승에게 의문을 제기하여 새로운 것을 터득해야 하며, 옛 습관에 빠져 나태함을 키워서는 안 됨을 일깨우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추위가 날로 심해지는데 객지 생활은 어떠하며, 「離騷」는 몇 차례 읽었느냐 묻고, 주자가 평생 이 글을 애송할 만큼 깊은 뜻이 있음을 강조하며, 요즘 사람들은 어떤 글을 익히기만 하면 다시는 그 의미를 돌이켜 생각하지 않는 병통이 있는데, 너는 더욱 심하니 두렵게 여겨 고쳐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제자로서의 직분을 지키며 의문을 제기하고 어려운 점을 물어 새로 터득하기를 구함으로써 네 내장 속의 냄새나는 피를 깨끗이 씻어야 하니, 구습을 지키면서 나태함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자신에 대해서는, 늙으신 부모의 병환이 전보다 심해져 밤낮으로 애태우는 중에 혼인날은 가까워지는데 모든 준비에 두서가 없다 하고, 속히 때맞춰 돌아오라고 하였다.
발신인 류휘문(1773~1832)은 본관은 全州, 자는 公晦, 호는 好古窩이다. 할아버지는 柳正源, 아버지는 柳萬休이다. 9세에 仲父 柳明休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여 柳長源, 南漢朝, 鄭宗魯에게 수학하였다. 할아버지 류정원의 유작 『三山集』과 『易解參攷』를 교정하고, 스승 류장원의 저술인 『常變通攷』를 柳健休, 柳鼎文, 柳致明 등 문중의 학자와 10여 년에 걸쳐 교정한 끝에 58세 때 黃山寺에서 간행하였다.
수신인 류치교(1790~1862)는 자가 叔久, 호는 守齋이다. 류휘문의 長子이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