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柳萬植이 柳璋植에게 둘째 며느리를 객지에 보내주느라 편지에 답장도 하지 못하고, 혼사에 가 보지도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마음과 상대가 사는 곳을 옮겨 앞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아쉬워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보낸 편지
25일, 柳萬植이 柳璋植에게 둘째 며느리를 객지에 보내주느라 편지에 답장도 하지 못하고, 혼사에 가 보지도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마음과 상대가 사는 곳을 옮겨 앞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아쉬워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西行이 갑자기 정해진 데다 인편도 없어 월초에 받은 편지에 답장도 못하고 혼사에도 가 뵙지 못하여 매우 미안하다고 하였다. 이어서 세모가 임박한 지금, 정양 중의 건강을 잘 지키며 아들들도 잘 지내는지 묻고, 혼사를 치른 후 어진 신부가 들어와 재미가 좋을 것이니 축하한다며, 李兄은 혹 며칠 간 머물며 옛 교분과 새 정의를 다졌는지 물었다. 빈객이 되라고 했던 지시는 원하던 바였으나 둘째 며느리 홀로 보낼 수 없어 어길 수밖에 없었다며 섭섭해 하였다.
자신에 대해서는, 추위를 무릅쓰고 먼 길을 갔다 온 것은 어리석거나 망령된 짓이었지만 그 아이가 아무도 없는 객지에서 고생할 것이 불쌍하므로 모든 일을 젖혀두고 길을 나섰다 하고, 여독이 심하지는 않은 것이 그나마 조금 힘이 나는 점이나, 풍조가 그릇되고 국면이 위태로워지는 것이 마치 급류 끝에 선 것과 같아서 심신이 두려울 따름이라 하였다. 또 열흘 간 그곳에 머물면서도 추위에 움츠려 지내느라 부근의 벗들을 두루 방문하지 못하고, 돌아와서도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하니, 기운이 노쇠하여서 그런 것이라고 하였다. 可克이 우거하는 곳에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아 생활이 고적함이 이전보다 매우 심한 데다 상대방 또한 우거를 거두고 돌아갔다고 하니, 지금부터 한 자리에서 만나기가 또한 어려울 것이라며 이럴 줄 모르고 지난 날 붙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하였다.
추신에서 숲당[林塘] 선산의 변고는 근래에 해결되었는지 묻고 한 사람을 보내려 해도 함께 의논할 사람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하였다.
발신자 류만식(1881~1955)은 본관은 全州, 자는 一初, 호는 醒吾이다. 아버지는 柳必永이며 柳寅植의 생가 아우이기도 하다.
수신인 류장식(1875~1950)은 자는 圭範, 호는 可林 또는 癡廬이다. 好古窩 柳徽文(1773∼1827)의 현손이다. 西坡 류필영에게 수학하고, 1911년에 고조부 호고와의 저술 『滄浪答問』, 『小學後篇編』, 『濂洛補遺』, 『皇明續綱目』등을 교정하였다.
1차 작성자 : 김승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