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〇년 1월 20일에 柳炳文이 아우 柳徽文에게 양가 가족들의 홍진을 겪는 경과 등 집안 대소사의 처리를 전하고, 상대 부자가 밥 반그릇을 양보한다고 하니, 아들을 5, 6일간 자신의 집으로 보내어 안심하고 밥을 먹게 하라고 권하기 위하여 보낸 편지
계〇년 1월 20일에 柳炳文이 아우 柳徽文에게 양가 가족들의 홍진을 겪는 경과 등 집안 대소사의 처리를 전하고, 상대 부자가 밥 반그릇을 양보한다고 하니, 아들을 5, 6일간 자신의 집으로 보내어 안심하고 밥을 먹게 하라고 권하기 위하여 보낸 서간이다.
먼저 날짜를 손꼽아 보니 조카의 홍진이 회복되고 있을 듯하나, 소식을 들을 길 없어 염려가 되던 중, 뜻밖에 종아이가 편지를 가지고 와서 치교가 홍진을 잘 치렀음을 알게 되니 집안의 경사가 이보다 더할 수 없다고 하였다. 柱也[이름에 ‘柱’가 들어가는 아이]가 홍진을 앓은 뒤 건강해지지 않는 것은 기운이 허해서일 것인데 三峴에서 구완할 음식물을 보내주니 고마운 일이라 하였다. 자신은 눈병에서 설사병이 더하여 고민이라 하고, 맏아들과 며느리도 건강하지 못하지만 손녀는 회복되어 간다고 전하였다. 또 耆里의 손자들 및 三峴의 여러 친족들은 모두 순조롭게 병을 겪었으나 魯應의 소식을 기다리자니 참으로 괴롭다 하고, 苧田의 혼담은 상대쪽의 의향을 알아보고서 빨리 정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였다.
국사와 관련하여서는 嘉順宮1)1) 嘉順宮 : 純祖의 생모 수빈 박씨의 궁호이다.
의 복제를 더 성대하게 하려는 일은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묻고, 行會가 계속 연기되니 괴이한 일인데도 언관들이 경계만 하고 피하는 것을 능사로 여기니 신하로서의 절도가 다 사라진 것이지만, 이는 또한 스스로 예법에 어두워서 그런 것이라 하였다. 또 듣자니 반 그릇의 밥을 부자가 서로 양보하고 있다고 하는데, 건장한 사람의 병은 부형의 출입과 관계가 없다 하고, 5, 6일간 자신의 집으로 보내어서 안심하고 밥을 먹도록 하라고 권유하였다.
추신으로, 장에서 대두 한 말을 샀으며 좁쌀은 사지 않은 것은 창고에서 사사로이 파는 좁쌀을 사려 해서라고 전하고, 창고를 내일모레 연다고 하니 그 사이에 양식이 모자라지는 않을지 물었다.
발신인 류병문(1766~1826)은 본관은 全州, 자는 仲虎, 호는 素隱이다. 아버지는 萬休이다. 柳長源의 문인으로 학문에 전념하여 후진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저서로 문집 『素隱集』과 『完山世牒』이 전한다.
수신인 류휘문(1773-1832)은 본관은 全州, 자는 公晦, 호는 好古窩이다. 할아버지는 柳正源, 아버지는 柳萬休이다. 9세에 仲父 柳明休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여 柳長源, 南漢朝, 鄭宗魯에게 수학하였다. 할아버지 류정원의 유작 『三山集』과 『易解參攷』를 교정하고, 스승 류장원의 저술인 『常變通攷』를 柳健休, 柳鼎文, 柳致明 등 문중의 학자와 10여 년에 걸쳐 교정한 끝에 58세 때 黃山寺에서 간행하였다.
『全州柳氏大同譜』,
『好古窩集』,
1차 작성자 : 김승균